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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보름동안 혼자 일본 돌아댕기기 9

보름동안 혼자 일본 돌아댕기기 9(최종)

 

후쿠오카에서의 사흘간 (2) : 후쿠오카(福岡)타워, 아시아 미술관, 나카스(中州),

이치란(一蘭) 라면, 도초지(東長寺), 구시다신사 (櫛田神社)

 

후쿠오카를 온종일 본격적으로 둘러볼 예정이었던 날...아침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그래도 후쿠오카 시내는 한번 내려다봐야지 싶어 니시진역으로 향했다. 니시진역에서 후쿠오카 타워로 가는 버스가 보이길래 냉큼 갈아타고...야후돔을 지나 후쿠오카 타워앞에서 내린다.(190엔)  TNC방송국 건물을 지나 후쿠오카 타워전망대로 올라간다. 입장료 800엔. 비가 와서 큰 기대는 안했지만....그럭저럭 내려다 볼만했다. 날씨가 좋았다면 걸어서 산책을 했겠지만....모모치 해변공원, 마리존, 건축가 거리...아쉽지만 대충 내려다 보는걸로 퉁친다.

 

 

 

 

 

타워 레스토랑에서 팬케익과 커피를 시켜놓고 한참을 멍하니 시내를 내려다본다.  비도 오고...커피나 마시면서 낭만이나 즐기자... 

손님이 없길래 혼자 전망좋은 4인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았더랬는데, 점점 손님이 많아지니까, 괸히 신경이 쓰여서 한시간정도 죽때리다가 타워를 내려왔다.

 

 

따끈한 커피를 마셔줬는데도...컨디션이 좋지 않다. 으슬으슬 몸살감기가 올것같다...낼이면 귀국인데 마지막까지 아프면 곤란하지. 안돼! 약을 사먹자.

타워 1층 상가 드럭스토어에서 몸살 감기약을 하나 샀다. 무려 800엔이나 하는 비싼 드링크를 먹어서 그런지 용하게도....몸이 뜨듯해지고 안정되 오는것 같다.  

춥고 비오고...아이쇼핑이나 하자....후쿠오카 타워 정거장앞에서 텐진 지하상가로 가기위해 버스를 탔다. 텐진역 근처에서 내려 지하상가를 둘러봤다.

보통 지하상가는 서민적인 느낌인데 이곳은 럭셔리하면서도 저렴한 상품이 많은 느낌이다. 미쓰코시, 이와타야 등 백화점과 지하철과도 연결되있다.

번화한 지하상가를 구경하다보니 배가 고프다. 허기지면 힘들다. 밥을 먹자. 여행 내내 매일걷고, 무거운 캐리어를 끌고 다니다 보니, 밥을 잘 챙겨먹게 된다. 

 

점심을 먹으러, 오늘도 페북친구 N군이 추천해준 생선요리가게로 가기위해 와타나베토리역으로 향한다. 일본에 오면, 이런 일본 가정식이 먹고 싶은데 파는곳도 잘모르고 어떤지 몰라서 먹을 기회가 없었다. 일본 현지인이 추전해준 梅山鉄平食堂(읽는법을 모르겠다.??) 으로 향한다....

 

 

구글을 타고 도착해보니....아담하고 예쁜 식당이 보인다.....들어가서 주문을 하려는데...메뉴판을 봐도 뭐가뭔지 모르겠다.

직원에게 물어봐서 추천메뉴 연어구이정식세트(790엔)를 주문했다. 역시....맛나다~ 이런 현지인이 즐겨찾는 평범한 가정식 먹어보고 싶었다. 고마워 N군! 

http://tabelog.com/fukuoka/A4001/A400103/40018886/dtlmap/

 

N군은 삿포로 여행 때 게스트하우스에서 알게 되었는데 이후 페북친구가 되었다. 후쿠오카 현지인으로 이번 여행에서 여기 저기 좋은 여행스페이스를 알려주었다. 일때문에 바쁜것 같아 만나기는 어려웠지만, 아는 현지인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출국하는날 잠깐 전화로 인사를 나눴다. 

 

 

이제 다시 나카스카와바타역으로 돌아와서 .....아시아미술관을 관람(200엔)하기로 한다. 미술관은 6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있다.

 

 

숙소옥상에서 바라본 나카스의 대낯 풍경....

 

 

아시아 미술관에서 마침 큐슈 국전수상작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사진은 찍어도 되는듯.

 

 

여름이라 실내 위주로 스케쥴을 짜다보니 이번 여행에서 다닌 미술관만 6군데. 더 다닐수도 있었는데......일본 화가들의 작품을 많이 본 계기가 됬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나카스의 밤거리를 어슬렁 거려본다. 나카스가와바타역 2번출구근처에서 바로 보이는 이치란 라면 건물...

 

 

 

이게 그 유명한 독서실 라면 이치란이다. 역시 소문대로 진한 돈코츠 국물...매콤하고 칼칼한 시원한 국물을 마시니...몸에서 후끈 땀이 난다....

밥 한공기를 추가시켜 국물에 말아먹고 나마비루까지 한잔 마셔주고.....이건 한국인 입맛에도 최고였다!  (모두합쳐 1,390엔)

 

 

이제 배도 부르겠다. 슬슬 나카스의 야경을 감상하러 야다이가 있는 곳으로 가본다.

 

 

밤에만 움직이는 유람선이 떠다니고.....

 

 

나카스의 야다이....비가 와서 그런지 포장마차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7-8군데?? 다른곳에 더있나?

오늘은 후쿠오카에서의 마지막 밤....용기를 내서 포장마차에 끼어앉아 모르는 사람들과 한잔 어울릴수도 있긴한데...

이치란 라면을 너무 배부르게 먹은관계로..^^;;; 그냥 쓱 지나가보기만 한다. 

 

 

다음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아침 일찍 기온역에 내려 도초지를 들러본다.  저리 화려한 탑과 사찰이 시내 중심가에 있었다니....

 

오늘 오전중에는 기온의 절과 신사를 구경하고, 점심무렵에는 나카스카와바타역의 돈키호테에 들려 쇼핑을 하고 공항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마지막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한다.......

 

 

사진을 찍을 수 없었지만...도초지의 대불을 알현하고 왔다. 인자하고 은은한 미소의 대불님을 보노라니 저절로 기도를 올리고 싶어진다.

향과 촛불세트를 50엔에 팔고 있어..촛불과 향을 피우고...기원을 드리고 나왔다.

이번 여행을 무사히 마무리하게 해주세염~

 

 

 

 

 

 

기온역 도초지 뒤쪽에 사찰이 많이 있었다. 비 오는 후쿠오카의 아침.... 사찰이 있는 동네 거리를 우산을 쓰며 산책해본다.

 

 

이제, 슬슬 구시다 신사쪽으로 발길을 옮겨본다..... 

 

 

 

 

 

 

구시다신사에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마침 예배(?)시간인지...예복을 갖춰입은 사람들이 뭔가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아래의 사진은 구시다신사에서 마츠리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아마 그때의 장식물인듯.

 

 

전에도 후쿠오카에 온적이 있었는데... 유후인이나 큐슈 다른 지역을 들르기위해서였다. 그런데 후쿠오카도 의외로 좋은 곳이 많은 동네였다.

도쿄에서 닷새간...에노시마에서 이틀간...나가사키에서 닷새간... 후쿠오카를 삼일간 둘러보는것으로 이제 보름동안의 여행이 모두 끝났다.

 

보름동안 매일 장시간 걸어다닌 탓에 발과 다리가 퉁퉁붓고 무릎이 쑤셔 여행 열흘이 지난후부터 저녁무렵에는 걷기가 힘들었다. 

지금도 여행다녀온지 보름이 지났는데 아직도 조금만 많이 걸으면 다리가 쉬 아파온다.....

이번 여행에서 절감한건 바로 "나이" 였다. 이제 나도 이런 여행을 계속하기에 몸이 받쳐주질 않는거로구나. ㅜㅜ

 

비행기는 후쿠오카 공항을 출발한지 한시간만에...훌쩍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렇게 가까웠다니...

그간 짧았던 일본여행을 할때마다 현실에서 탈출한 이상한 나라로 떠난 엘리스마냥 즐거운 미소를 지으며 빨빨거렸고, 한국에선 없던 기운이 넘쳐흘렀다.

그러나 두 주일을 일본에 있어보니, 그곳도 하나의 현실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좋은게 있으면 불편한것도 있는 그런 곳.

 

일본 그자체가 좋아서라기보담, 가장 친숙하면서도 낯설어 항상 새롭게 느껴지는 가장 만만한 외국나라에서...새로운 언어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

나는 내 삶 자체를 리셋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둥, 더 많이 일본어를 공부해야겠다는 생각과, 후쿠야마의 멋진모습에 내 인생도 멋지게 잘 해보자는 소망을 품고...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왔다.

만났던 사람들도 나쁜사람 하나 없었고, 무사히, 별탈없이, 여행이 끝났다.....이제 다시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기 위해  현실로.....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