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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나혼자 떠난여행 - 오타루,삿뽀로 4

나혼자 떠난다 -

 

오타루, 삿뽀로로 떠난 가난뱅이 여행 ep4 

홋카이도 도청, 모이와야마 전망대, 즐거웠던 time peace apartment   

 

 

뽀로 맥주박물관에서 삿뽀로역으로 다시 돌아와, 이번엔 홋카이도 도청을 가보기로 한다. 삿뽀로역에서 몇블럭 걸어가면 바로 도청이 나온다.

 

 

고풍스런 건물앞에 많은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다. 실제로 건물과 정원이 주는 분위기가 꽤 있어보임.....

 

 

안에 들어가보니 벽에는 큰 그림들로 장식되있고, 전시관 몇군데는 일반인에게 공개를 해놓고 몇군데는 실제 공무원들이 사용하고 있는 듯.

1888년에 지어졌다고 하는데....일본은 꽤 유서깊은 건물이 많은 듯. 전쟁을 일으키고, 공격도 받았다고 하나 많은 곳은 아직도 오래된 건물 등이 건재하고 있는 듯. 

 

 

후다닥 도청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다시 테레비탑이 보이고......모이와야마로 가기위해 시뎅(시영전철)을 타러 스스키노역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저녁무렵의 오도리 공원.....

 

 

저녁무렵이지만 낯의 스스키노 거리가 다시 보이고.....

 

 

돈키호테도 보이고......

 

 

바로 옆엔 가로로 길게 쇼핑타운이 조성되있는 다누키코지도 보이고......

처음 삿뽀로에 가고자 할땐, 서울보다 무려 10도 정도 기온차가 난다고 하니, 3월의 날씨라고 하면 대체 무슨옷을 입고가야하나 좀 고민했었다. 패딩을 갖고 갈까 하다가 얇은옷 여러개를 가지고 왔는데 패딩가져와서 입었으면 사람들이 보고 웃었을것 같다. 그게 대체 이곳의 사람들은 밤엔 그리 추운데도 특히 여자들은 따듯한 남쪽 도쿄 처럼 얇은 옷을 입고 다니고들 있어서 깜짝 놀랐다. 허벅지를 드러내고 있는 미니스커트의 여학생들을 보라...ㅋㅋㅋㅋ 나이가 있는 분들은 좀 두꺼운 외투를 입는 듯 했으나 대낯의 여성들은 모두 샬랄라한 봄옷을 입고 다니더라는....ㅋㅋ 게스트하우스의 마츠상에게 이 얘길 했더니....삿뽀로 여자들은 추운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전부들 좋아서 그렇게 입고 다닌다고 함...ㅋㅋㅋㅋ

 

 

 

일본엔 이렇게 전차가 다닌다. 우리나라엔 없는 거라 볼때마다 신기신기...ㅎㅎㅎ

 

 

 

자, 이제 시뎅 스스키노역에서 로프웨이 입구까지 가는 시뎅을 타러 간다. 꽤 많은 정거정을 지나, 로프웨이 입구역에서 하차, 바로 앞의 횡단보도를 건너,  조금만 걸어가면 모이와야마로 가는 무료셔틀 정거장이 보인다. 시간표대로 운행하는 무료셔틀이 잠시후 도착..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을 태우고 5분쯤 달려서 로프웨이입구로 데려다준다......입구에 도착하면 바로 로프웨이 건물이 보이고 그곳에서 로프웨이 왕복권을 구입한다. 원래 1700엔인데...시뎅 전차안에 꼽혀있던 200엔 짜리 할인권을 들이댔더니 바로 할인되서 1500엔에 왕복권을 샀다. ㅋㅋㅋ

 

 

 

 

모이와야마 로프웨이는 중간에 로프웨이 역이 있어서 한번 갈아타야 한다. 사진의 동물 캐릭터는 모리스라는 모이와야마 캐릭터. 그래서 이 로프웨이를 모리스카...라고 한다나.....

로프웨이 기장(?)처럼 보이는 아저씨는 긴 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그 제복이 꼭 은하철도999의 차장같았다. 추운지방이라 그런걸까. ㅋㅋㅋ

로프웨이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안내원 언니도 열심히 모리와야마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데 넘흐 빨라 알아듣는건 포기 하고 대신 그 목소리를 감상했다.  꼭 아름답게 지저귀는 새소리같았다. ㅋㅋㅋ 어디선가 매일 아나운싱 연습이라도 하는걸까.

게다가 내려올때도 아무도 보지않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안녕히 가시라고 90도로 깍듯히 인사까지 해준다...인사받는 사람이 미안할 정도로....참 이런걸 보면 일본애들은 특히 관광쪽의 사람들은 굉장히 철저하게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고 있는것 같다.

나중에 비행기로 돌아갈때, 우리나라 승무원 언니는 웃지도 않고, 무뚝뚝하게 습관처럼 서비스를 하고 있는걸 볼땐, 일본과 우리나라가 많이 대조되는 느낌이 들었다. ㅡㅜ

 

 

 

 

전망대로 올라오니.....점점 날이 어두워지면서 주위가 아름다운 보석가루를 뿌려놓은 듯 반짝이기 시작했다. 똑딱이 사진에 발촬영이라 그 화려한 전망을 담지 못해 조큼 아쉽지만.....실제로 보면 360도 전방이 다 이렇게 탁 트이면서 온 천지가 반짝반짝 빛나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왼쪽의 사진은 땡땡 종이 달려있고, 서울 남산타워처럼 양쪽 난간에 연인들의 자물쇠들이 빼꼭하다. ㅋㅋㅋ 오른쪽은 포토스팟.

 

 

홋카이도 3대 야경이라는 모이와야마의 전망대....아름다워서 계속 바라보고 싶었으나 추워서 오랫동안 머물기가 힘들었다. ㅎㅎㅎ

 

자, 이제 오늘로써 삿포로 여행 일정은 전부 마쳤다. 마지막날인 오늘은 좀 맛있는 저녁을 먹어야하는데.....스스키노역으로 다시 돌아와서 식당을 찾아보는데 징기스칸집 하나가 눈에 띄었다. 한국어 메뉴판이 있다는 한국말이 써있다. 자...삿포로까지 왔는데 징기스칸은 꼭 먹어봐야 하지 않겠나. 용기를 내서 가게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에는 바 처럼 테이블이 있고 일인용 숯불화덕위에 저마다 철판위에서 고기들이 구워지고 있었고 사람들은 자리에 꽉 차서 시끌시끌 고기와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일인분도 된다고 하길래, 한국어 메뉴판을 보고 얼른 양고기 일인분과 나마비르를 주문했다.

 

 

 

양고기의 맛은, 소고기와 돼지고기의 중간정도의 담백함이랄까? 고기를 철판에 구워먹는건 한국인인 나로썬 무지 익숙한 거고...소스는 좀 독특했던것 같다. 이렇게 숙주와 양배추를 같이 구워먹는게 징기스칸이로구나. ㅋㅋㅋ 일인분에 600엔이었고 생맥주까지 1270엔. 꽤 배가 불렀다.

아~ 그동안 일본을 여러번 여행했지만 혼자서 이자까야를 들어가보지 못했던 내가 아니던가.ㅋㅋㅋ

혼자서 고기집에 가서 술한잔과 함께 고기를 구워먹었다니...ㅋㅋㅋ삿뽀로 혼자여행의 큰 성과였다.

기분이 좋아져서 가게간판을 촬영했다. 스스키노역 근처에 있는 히쓰지가오카라는 가게다. 혹시 나같이 혼자 여행하시는 분이 있으면 추천. 바처럼 되어 있어 혼자 먹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온건 저녁9시가 넘어서였을 듯. 숙소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술 한잔 하고 싶어서 편의점에서 호로요이와 안주거리를 사들고 돌아왔지만 ...기다려도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은 삿뽀로 여행의 마지막 밤인데....숙소에 죽순이로 죽때리던 루상도 거실로 내려왔다가 올라갔다 하면서 (정서불안인가?) 마지막밤을 나와 대화해줄 기색도 전혀 없고...ㅜㅜ

어쩔수없이 마스터인 마츠군과 한잔 하면서 오늘 갔던 여행지의 이야기나 혼자서 징기스칸을 먹었던 이야기를 신나게 늘어놓았다. 마츠상은 내가 사온 호로요이를 보더니...자기도 이 술을 좋아한다며 같이 마셔주었는데 숙소에 오는 한국여자들은 전부 호로요이만 사들고 온다고 했다. ㅋㅋㅋ호로요이가 한국인 입맛을 잡고 있는듯.

 

마츠군은 올해 30세로 원래는 시코쿠출신이란다. 겨울이 되면 눈이 엄청 쌓여 위험하므로 삿뽀로의 지붕은 v모양으로 되어있다는 얘기부터 시작해서, 벌이는 않되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는 보람이 있다고도 했다. 나는 일본에서 게스트하우스는 이곳이 두번째인데 여기 time peace apartment는 다른곳과 달리 (좁아서?) 그런가 인간적이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한국인 블로거들 사이에도 좀 유명한곳이라고 하니까 실제로는 일본인 여행객이 많고 그 다음은 타이완 여행객이 많다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이런 저런 사적인 얘기도 늘어놓았는데 그때마다...자상하게 내 말에 맞장구를 쳐주어서 암튼 나는 안되는 일본어로 엄청 수다를 떨어댔다. 뭔가 고마워서 가져갔던 신윤복의 그림 손수건을 선물로 건네주었다. 게스트하우스에 한국인도 많이 오는것 같으니 장식이라도 해주세요..라고.

 

이윽고 일본인 청년한분이 숙소로 돌아왔는데, 마침 그분도 오늘밤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술에 취한 마지막 밤은 좀 용감해지는 듯. ㅋㅋㅋ 알딸딸한 상태로 처음보는 일본청년에게 같이 한잔하자고 하면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잠시 나누고 여자들의 방으로 돌아갔다. 방에는 루상과 어제 머물렀던 요코라는 여자분이 잠자리를 준비하고 있었다.  잠자리에서 루상에게 이런저런 일본드라마 얘기를 꺼냈더니 요코상도 나의 이야기에 장단을 맞춰주어서 또 잠시동안 셋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다.

 

처음만나는 일본인들과 많은 이야기를 했던 여행이었던 듯. 게스트하우스의 그 공간적 협소함과 수수함이 사람과 사람간의 벽을 허물고 많은 이야기를 하게 해주었다.

 

 

 

 

아윽고 떠나는 날 아침이 되고....블로그에 게스트하우스의 PR을 해주겠다고 하니, 냉큼 촬영모드 돌입한 마츠군. ㅋㅋㅋ  일본드라마에서 카레스프먹는 장면을 볼때마다 한번 먹고 싶었다고 하자, 인터넷에서 근처의 유명한 카레스프가게를 알려주었다. 자상하게 말을 건네준 마츠군!!  알려준 삿포로역 근처 카레스프가게 잘 찾아서 잘 먹고 돌아왔답니다. 고마웠어요~ 항상 건강하길~ ㅋㅋㅋ

 

 

숙소에서 죽순이로 쳐박혀있던 루상~ 만나서 반가웠어요. 몸도 마음도 더 강해지고 건강해지길...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사를 하고 숙소를 나오는데 ....마침 어젯밤 대화를 나눴던 일본청년과 같이 잠시 동행을 하게 되었다. 후쿠오카에 살고 있는 마에다상이라고 했는데....한국에 갈 기회가 생기면 맛있는 음식좀 알려달라고 한다. 물론....한국에 온다면 기꺼이....ㅋㅋㅋ

그와도 작별인사를 나누고, 나는 마츠군이 알려준 "피칸티" 라는 카레스프집을 찾았다. 삿포로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버스정거장이 바로 앞에 있었고, 알려준 주소도 적혀있다...

 

 

 

 

가게에 들어가 적당히 카레를 주문하고....맛을 보니...음....카레국물맛이...칼칼한게 꽤 먹을만했다.

이로써, 카레스프로 마무리한 삿포로에서의 마지막 식사였다. ㅋㅋㅋ

 

 

 

이번 삿뽀로 오타루 가난뱅이 여행은 처음보는 일본 청년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던게 큰 즐거움이었다.

걷기도 많이 걸어서..삿포로 역에서 스스키노역까지 많이도 헤매고 걸어다녔지만 마음만은 가뿐했다....

애초 돈안쓰는 여행으로 생각해서 기본경비 35만원이었지만 결국 이래저래 만엔정도 오바하게 되었다. ㅋㅋㅋㅋ

자...이제 신치토세공항으로.....한국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면 힘든 현실이 기다리고 있지만....아자아자 힘을 내자~ 즐거웠던 삿포로 여행을 추억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