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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홍콩 주말여행

홍콩주말여행

 

1. 도착 첫째날: 옹핑빌리지~빅버스(홍콩섬투어)~침사추이 야경~템플스트리트 야시장

 

 일본만 찾아다닐께 아니라 한번쯤은 홍콩에 가보고 싶어서 홍콩익스프레스 새벽비행기표를 질러버렸다.

직장에 휴가낼일없이 단지 토요일 새벽출발해서 일요일 밤에 돌아오는 밤도깨비여행....

영어도 중국어도 전혀 못하니 이번에는 친구한명을 꼬셔서 같이 다녀왔다.

 

그러나 새벽비행기는 역시 여러가지 무리가 따른다.

인천공항 찜질방에 행여 못들어갈까봐 퇴근하자마자 달려가 겨우 자리를 잡고 천안에서 달려온 친구도 무사히 찜질방에 도착...잠시 눈을 붙인뒤

우리는 무사히 새벽4시 비행기를 탔다.

(다음에도 새벽비행기를 탈때 인천공항 찜질방을 가야하겠지만 솔까, 비싼데다 친절하지도 않아 추전하고 싶지는 않지만 쉴곳이 없으니 어쩔수없.. ^^;;)

 

그런데 홍콩...생각보다 꽤 멀었다. 무려 3시간40분이나 걸린다. 그리고 입국신고서를 쓸때 비행기에서 미리 주지않아 심사대앞에서 줄서가면서 적느라고 애를 먹었다. 게다가 종이는 왜 그렇게 작은건지 쳇. ^^::

 

공항에 도착하니 8시경.. 우리는 공항에서 만능카드라는 옥토퍼스 교통카드를 구입한 뒤 바로 옹핑빌리지로 향한다.

그러나 하필 우리가 갔을때는 케이블카 운행이 중지된때라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기로 하고 통총역으로 향했다.

공항에서 버스타는 곳으로 가서 S1버스를 타니 버스안의 전광판이 다음 정거장을 알려주고 있어 쉽게 통총역으로 찾아갈수 있었다. 옹핑케이블카가 운행중지라 통총역행 버스는 거의 텅텅비어있었다.

통총역에서 내려 버스터미널을 지나 조금 걸어내려가니 옹핑빌리지로 향하는 23번 버스를 타는곳을 찾아 버스를 갈아탄다. (여기 찾아갈때 조금 헤맸음.^^::)

 

차창밖으로 홍콩의 일반 집들이나 지나가는 홍콩인들을 구경하면서 버스는 대관령길같은 구불구불 가파른 산길을 40여분 쌩쌩 달려 옹핑빌리지에 도착했다.

이곳 홍콩은 마치 5월같이 푸르렀다. 사시사철 푸른 남국의 산과 나무들..당연한듯 피어있는 꽃나무들...야자수들....습하고 더운날씨...반팔을 입은 사람들

드디어 홍콩에 온 실감이 나기 시작한다. 역시 훨 남쪽나라였구나 홍콩은.....

 

 

버스에 내리자 바로 나오는 입구...이곳은 타이탄 부타와 포린사로 향하는 길.

 

타이탄 부타를 알현하러 올라가는 계단....빨간 국기(한쪽은 중국국기, 한쪽은 홍콩국기...) 보니 여기가 홍콩이라는게 새삼 실감.

 

이른 아침이라서 그런지...안개에 쌓여 얼굴을 볼수없는 부처님...그런데 더 신비로운 느낌?

 

부처옆을 지키고 있는 동상들...

.

 

포린사....역시 중국의 절은 화려하다. 단청의 색깔도 우리와 확실히 다름.

 

 

 

 

빅부타와 포린사를 나온뒤 옹핑빌리지로 향함. 케이블카는 운행하지 않지만 뭔가 시운전을 하고 있는듯...안개에 쌓여 잘 보이지 않음. 

홍콩의 3월의 이맘때는 이렇게 날씨가 안좋은건가??

 

 

옹핑빌리지 안의 테마파크....여러가지 기념품점이 있다.

 

 

입구의 노천식당에서 배가 고파 사먹은 국수... 한국돈으로 6700원? 고기가 듬뿍 들어간걸보면 그리 비싼건 아닌듯.

갈비찜에 육수와  쫄깃한 면발의 국수를 말은 느낌??...고추기름소스를 좀 넣었더니 그럭저럭 먹을만. 얘네들은 파를 안먹는듯. 대신 고수를 자주 먹나?

 

다음은 빅버스를 타러 센트럴역으로 향한다. 통총역에서 센트럴역까지 지하철은 생각보다 그리 멀지 않았다. 한 20-30분?

센트럴역에서 빅버스 바우처를 교환하러 스타페리 선착장으로 향한다. 빅버스는 금방 찾을 수 있었고 빅버스 사무실은 이 건물 2층(?)에 있었는데 서양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줄을 서있었다. 온통 영어라 알아들을순 없었지만 이미 정해논대로 "레드투어"라고 말하니까 알아서 영수증과 지도로 교환해준다. 눈치껏 아래의 탑승장소로 가서 마침 출발하는 빅버스에 올라타 시티투어를 시작했다.

 

 

이층에 탑승했지만 아쉽게도 사진을 찍기가 어려운 자리였다. 나중에 뒷자리로 이동하니 시원한 바람과 함께 상쾌하게 홍콩시내를 구경할수있었음. 역시 지붕없는 뒷자리가 갑임. 그러나 하차후 머리스타일은 광녀가 됨. ㅋ 

 

 

 

 

 

하늘을 찌를듯한 홍콩의 빌딩들 

 

 

홍콩시내의 명물인 트램...홍콩섬에만 다닌다는데....이 2층전차를 보면 정말 이국적인 맛이 난다. 이 전차에 홀려서 홍콩에 와보고 싶었던 걸지도..ㅋㅋ

 

 

 

홍콩시내는 비좁고 간판은 어지럽고 길은 비탈지고 건물은 낡았고 우리나라 서울역처럼 길거리에 걸인들도 있고....그러나 서양관광객이 많았다.

 

 

 

우리는 투어도중 만모사원에 내렸다. 도교사원이라는데 안에 들어가니 코를 찌르는 향냄새... 도교??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묘한 분위기....

 

 

 

 

 

만모사원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식당을 찾았는데 값싸고 맛나 보이는 현지인 식당에는 메뉴판에 그림도 없고 말이 안통해 도저히 용기가 없어 결국 들어가보지 못하고 헤매다가 그림메뉴가 있는 어떤 딤썸가게로 들어가 대충 사진을 보고 시켜먹었다.

중국음식은 전혀 알지도 못하고(짜장 짬봉은 여긴 있을리가 없을테고..) 먹어본건 딤썸뿐이라 몇종류의 딤썸으로 보이는 요리를 시켜서 먹고 있는데 주위의 현지인들은 모두 흰쌀밥에 고기야채볶음 같은걸 시켜서 먹고 있었다. ㅜㅜ 저거 사진이라도 있었음 시키는건데....

 

게다가 중국식당은 물을 제공하지 않는 듯 하다. 전부 음료(두유나 코코넛음료)를 주문해서 먹고 있었다. 물이 귀한걸까?

 어쩔수없이 끼니때마다 음료를 시켜서 먹었다.

 

 

만모사원에서 구글을 타고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과연 재밌는 장소다.

중경삼림의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본다. 중경삼림은 본적도 없다는 친구를 뒤로하고(^^;;)...한때 좋아라 했던 양조위를 떠올려본다...

 

 

에스컬레이터 주변에는 재래시장도 있고 소호거리도 나온다. 이국적인 느낌의 카페들...서양외국인들이 우글대고 있는 펍들이 즐비하다. 꼭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같은 느낌?

 

홍콩섬 빅버스투어를 끝내고 다시 지하철로 침사추이로 이동...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뒤 침사추이 야경을 보기 위해 바닷가로 향한다. 우리의 숙소는 게스트하우스 저스트인...잠만 자기에는 깔끔하고 괜찬았다. 홍콩테레비젼을 켜니 한국의 어떤 아이돌?이 출연하고 있었음. ㅋ

 

침사추이역 근처였지만 쓰리지(쓰레기ㅡㅡ;;) 구글 지도 위성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한동안 숙소를 못찾고 헤맸다.

전에 일본 하라주쿠에서도 위성위치가 지멋대로 움직이는 바람에 구글만믿고 길을 찾아가다가 당혹스럽고 짜증났던 적이 있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달려온지라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너무너무 화가 났다......ㅜㅜ 빌어먹을 쓰리지같으니라고.

 

침사추이 역 근처에 허유산 망고가게가 보이길래 잠시 들어가 망고쥬스를 사먹었다. 근데 나중에 보니 테이크아웃보다 가게에서 먹는게 훨비싸다. 어쩔수 없는건가.ㅋ 망고쥬스맛은 소문대로 괸찮았다. 한잔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 이런건 한국에 없는거니 마음껏 먹고 싶었다. 다음날 아침식사로 먹으려고 가게를 찾아가보니 문을 안열어 다시 먹지는 못했다. ㅜㅜ

 

 

 

 

 

 

 

 

8시쯤 침사추이 스타의 거리(지금 공사중이라 아무것도 없지만. ㅜㅜ 우리가 갔을때의 홍콩은 전부 공사중, 안개중... 시계탑마저 공사중이었음 ㅜㅜ) 주변에 사람들이 우루루 모여들기 시작했다. 모두 야경을 보려고 몰려드는 관광객들...모두들 8시에 시작하는 심포니오브라이프를 보려고 하는것 같은데 딱히 볼것은 없었던듯.

하지만 말로만 듣던,,,사진에서나 봤던 그 유명한 홍콩의 야경은 정말 멋있었다. 스마트폰 사진으로는 눈으로 본 그 절경을 담기 어렵다.

 

홍콩이란곳은 높고 낡은 빌딩들로 둘러싸여 그닥 볼품이 없었지만 밤이 되면 이렇게 화려하게 변신을 했던 거로구나. 빌딩의 네온들이 굉장히 화려하고 아름다왔다.  한참을 야경을 즐기고 나서 이제는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으로 향한다.

오늘 새벽부터 쉬지도 않고 여러곳을 돌아 심신이 피곤한 상태였지만 단지 1박2일의 짧은여정이니 피곤해도 야시장에는 꼭 가봐야지.

 

 

야우마테역에서 내리면 바로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이라고 알고 찾아갔지만 야시장입구를 못찾아 역앞에서도 한참을 헤맸다.

길치인것도 한몫하고 구글지도도 못믿겠고 말이 안통하니 사람들한테 물어볼수도 없고 이정표는 애매하고.....외국 시내의 밤거리를 헤매는게 참으로 고달프고 몸은 피곤하니 짜증이 한가득 올라왔다.  결국 역 바로 뒤쪽 블럭에 숨어있던 시장입구를 다행히 발견했지만...우리나라 소도시 뒷골목 시장 분위기인데 생각보다 규모가 아주 작았다.

 

노천 포장마차가 즐비한곳에 가보니 외국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있었다. 급히 자리를 잡고 앞의 손님이 시켰던 메뉴 그대로 달라고 " 쎄임~" 이 말만으로 주문.

칭타오 맥주로 말랐던 목을  한잔 축이고 나니 그제서야 짜증이 풀리고 기분이 좋아졌다.

 

야시장의 포장마차의 분위기도 좋았고 먹었던 음식도 독특하고 맛있었던 데다 몇가지를 먹었는데도 우리돈으로 삼만원정도밖에 안들었다.

역시 여행지의 이런곳에서 술한잔....이거야말로 최고~~ ㅋㅋㅋ

 

힘들었던 직장생활에 스스로 힐링과 활기를 주고 싶어 질렀던 홍콩여행.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친구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고 숙소로 돌아가 시체가 되어 잠이 들었다.

 

2. 홍콩 둘째날 : 센트럴 시내~빅토리아피크

 

 

 

다음날 아침 우리는 빅토리아 피크를 가기위해 침사추이 스타페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다시 홍콩 센트럴로 넘어갔다. 지하철로도 오갈수 있지만 이렇게 배를 타고 가는것도 운치있다.

 

홍콩섬 스타페리 선착장에 도착, 아침식사를 하려고 주위를 둘러보니 스타벅스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곳에선 스타벅스와 서브웨이가 자주보인다.

스타벅스에서 간단한 빵과 커피로 아침을 때우고 도시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육교(?)를 지나 센트럴역, 피크트램타는 곳까지 그냥 천천히 구경삼아 걷기로 했는데 20분정도 걸었던 듯. 센트럴역에서는 피크트램까지 가는 이정표가 있어서 찾아가기 쉬웠다.

홍콩에서 가장 번화하다는 센트럴, 마치 우리나라 강남역같은 느낌? 그러나 곳곳에서 공사중이었고 뭔가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할까.

 

그런데 센트럴역앞에 도착하니 한무리의 동남아 여성들이 여기저기 모여있었다. 처음에는 역앞에서 버스라도 기다리는 여행자들인줄 알았는데...자세히 보니 골판지를 깔고 노숙하는 것처럼 보이고 모여서 이야기를 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하고 있었다. 대체 저사람들은 뭐하는 걸까 나중에 알아보니..... 홍콩가정부들이란다.

 

 

 

 

필리핀에서 온 가정부들인데 주말이면 주인가족들이 모이기때문에 집에서 나와야 되고, 급여가 싼 그녀들은 숙소를 잡을수가 없어 매주 일요일마다 이렇게 거리에서 지낸다고 한다. 맙소사~

알아보니 필리핀 가정부를 학대하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여러가지 차별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듯한데 홍콩정부는 중국눈치를 보느라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다고 한다. 모두 여자들인데 길바닥에서 저렇게 지낸다니...하다못해 임시 숙소라도 제공해줘야 하지 않을까. 이건 너무 심하네...ㅜㅜ

 

이번 홍콩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바로 센트럴앞에서 노숙하던 이 여성들이었다.. ㅜㅜ

 

 

 

 

 

드디어 피크트램을 타는 곳에 도착, 한국에서 왕복티켓을 마련해온 터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갔다. 피크트램을 타려고 기다리는데 트램이 도착하자 서있던 줄이 엉망이 된다. 이곳에선 새치기는 기본인듯하다. ㅡㅡ;

트램의 오른쪽을 타야 쓰러질듯한 빌딩의 모습을 감상할수 있다길래 부랴부랴 오른쪽으로 탑승.

과연 기울어 쓰러져있는것으로 보이는 빌딩들을 바라보면서 트램은 한 십여분쯤 산꼭대기로 올라간다.

올라가면 바로 에스컬레이터로 몇층을 올라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아래처럼 뷰가 펼쳐져야 하건만......

 

 

 

 

빅토리아 피크 정상에 올라와보니 안개에 쌓여 한치앞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ㅜㅜㅜ

 

홍콩의 최고 관광스팟이라는 이곳이 심지어 돈까지 내고 입장한 전망대에서 아무것도 볼수가 없었다...지금 홍콩이 습한 계절이라 시즌이 아닌건 알았지만 이정도로 안개가 많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ㅜㅜ

 

비바람이 불고 추워 더 이상 오래 머무를수없어 어쩔수없이 내려와야 했다.

 

전망대 건물에는 마담투소(밀랍인형)등 여러가지 기념품 판매점이 있어 잠시 구경한 뒤 피크트램을 타고 다시 내려왔는데 웃기는건 내려갈땐 기관사 한명 빼곤 승객 모두 뒤로 향한채 내려갔다는 것. 의자가 앞뒤전향이 안되고 고정되어 있더라는. ㅡㅡ;

 

3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해야했으므로 우리는 익스프레스를 타고 쳅락콕 공항으로 직행했다. 10여분정도밖에 안걸린듯.(비싸서 그런가 몹시 빠름)

공항에 도착해서 식사를 하고 옥토푸스카드를 환불하고...(환불할땐 구입처로 가서 "리펀드"를 외치면 됨.) 간단한 쇼핑을 한후 우리는 5시발 인천행 비행기에 올랐고 10시 넘어서야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홍콩....막상 다녀와보니 쇼핑에 별 관심없는 우리들로썬 그닥 갈만한 곳이 많지는 않았던 듯.

 

거리의 엄청난 인파, 낡고 높고 비좁은 건물들, 다소 누추했던 온 도시가 밤이되자 갑자기 화장을 한 듯 화려한 네온을 뿌려대며 화려함을 뽐내고 있던 홍콩.

 

훌쩍 기분전환용 주말여행을 떠나기엔 나쁘지 않지만 나에겐 좀 낯설고 불편한 도시였다.

분명 서양외국인(영국 관광객이 많은것 같다)에게는 매력있는 관광도시일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별 감흥은 없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센트럴앞의 필리핀 여성들의 존재를 알고나니 홍콩의 어두운 뒷모습에 씁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