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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국인은 피가 더러워! - 일본영화 "GO"가 고발하는 일본사회의 편견


 

한국인은 피가 더러워!
일본영화 "GO"가 고발하는 일본 사회의 편견...그리고...


일본영화중에 재일한국인을 소재로 해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영화가 몇 편 있다고 한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GO.

"사실은 나 일본인이 아니야. 재일교포야....."
 

연인과의 두근거리는 첫날밤, 마악 거사를 시작하기직전 남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이 말을 들은 순간 일그러지는 시바사키코우의 얼굴....


"안되겠어.....한국인은 피가 더럽대....아빠가 가까이하면 안된다고 했어.
"


영화 자체보다도....한국인의 눈으로 봤을때 가장 인상적이었던건...잘 사귀던 남자친구를 재일이라서 퇴짜 놓던 바로 그 장면이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영화속의 대사들......


“내 피부가 차라리 초록색이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처음부터 친해질 일도 그래서 나중에 배척 당하는 일도 없으니까.” 

“내 이름은 이 정호야. 이소룡의 이씨라구.”


“나한테 한국인의 영혼 따위가 있다면 너한테 20엔에 팔아 버리고 싶다.”



허걱....

재일한국인이라는 것이 일본에서는 그렇게나 터부시되는 거였나???

한국인은 피가 더럽다니....이건 웬 난데없는 망발일까나. 간사한 쪽발이란 말은 해도 우리가 언제 일본인의 피가 더럽다고 한 적 있었나? ㅡㅡ;;;


쿠보즈카의 이 영화 때문에 그동안 몰랐던 재일동포의 문제에 대해 알고 싶어 부랴부랴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그런데...이 재일동포라는 집단의 존재자체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닌 모양이다. 일제시대 일본으로 끌려와 살게 되었던 그들은 자신의 국적이 한국도, 북한도 아닌 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게다가 많은 수의 교포들은 이미 귀화를 받아들였고 현재 남아있는 재일교포들도 총련계와 비총련계로 나뉘어 있거나한 모양이다. 한국 정부야 모두들 한국국적으로 해주길 원하겠지만....


어쨌든, 10년전의 영화로 이렇듯 일본인 스스로 혼네를 드러내놓고도, 차별받는 재일교포의 문제는 아직도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이들이 점점 자국내에서 세력을 키워갈 것을 두려워한 일본정부는 과거, 재일 수십만명을 북한에 보내버렸고, 최근 뉴스에서 조차도 조선인학교만 무상지원을 안하거나, 내국인과 똑같이 세금은 내지만 투표권은 절대 줄 수 없다는 등 온갖 차별적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재일교포 차별에 대해 수많은 세월 동안을 떠들며 고함치며 호소했지만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일본사회에 지치고 말았다는 재일 한국인 교수의 칼럼을 읽으면서....

개개인 하나 하나는 친절하기 짝이 없으나 뭉치면 비정하기 이를데없는 그들의 모습에 새삼 한기를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한국정부는....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개그를 개그로 보지 못하는 병
 
 

이 영화는 일본인이 만든 일본영화다. 재일교포는 단지 하나의 소재일뿐...

감독은 아마 이것을 통해서 일본내의 사회적 편견을 고발하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사회적 편견이라....

사실 이놈의 편견에 관해서는 우리나라도 절대 일본에 뒤지지 않는 것 같다.


요즘 일본사회에서는 한국을 배우자는 목소리가 높다는데...그간 한국을 시쿤둥하게만 생각했던 일본이 이제는 자세히 돋보기를 들이대며 한국을 리서치하고 꼼꼼히 따져볼 생각인 모양이다. 스포츠의 김연아로 시작해 경제 사회 전반에서 위축되고 뒤쳐지고 있는 암울한 일본의 위기의식에서 나온 말이라고들 하는데.....다른 건 몰라도 한국사회의 편견에 대해선 관심을 꺼두셔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의 역사를 침묵으로 일관하며 모르쇠하던 그들 만큼이나, 한국도 분단이후 육십여년의 세월 동안 레드콤플렉스라는 좀처럼 낫지 않는 길고 지독한 병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 병은 멀쩡한 사람을 하루아침에 얼굴에 낙인 찍은 노비로 만들고, 세상 만물을 붉은것과 붉지 않은 것밖에 보이지 않는 색맹으로 만든다.

한참 자라나는 애들 한테는...최소한 잘살던 못살던 먹는건 똑같이 멕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 한마디도 좌파가 되어 버리고,

심지어 코메디 프로에서 개그맨이 떠드는 말장난을 가지고도 수상한 눈으로 노려보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영화라도 있어서 이런 병을 고발이라도 한다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는 고사하고 불과 개그프로의 한 코너가 없어지느니 마느니 말도안되는 입방아들을  찧고 있다. 개그를 개그로 보지 못한채 쓴웃음만 짓고 있는 우리가 일본보다 나은게 대체 뭐란 말인가.... 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