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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나혼자 떠난 여행 - 삿뽀로, 오타루 1

나혼자 떠난다 -

삿뽀로, 오타루로 떠난 가난뱅이 여행 ep 1

삿포로 시계탑, 테레비탑,홋카이도 대학

 

 

행좀 가려고 하면 항상 느끼지만....돈이 있을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을땐 돈이 없다. 뭐 결국 떠나고 싶다면 형편따라 떠나는 거다. 이번엔 돈을 최대한 안쓰는 여행으로 함 가봐야지.

마침 지금 홋카이도가 비수기라 저렴한 저가 항공권을 발견. 숙소는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하고 삿포로 시내를 어슬렁 거리다 오는걸로 이번 여행의 컨셉을 정했다.

그동안 비싼 여행비에 엄두도 못냈던 홋카이도...식대와 교통비를 최소로 해서 오타루와 삿포로만 여행하기로 하고 3박4일 총 35마넌으로 예산을 잡고 훌쩍 공항으로 떠났다. 나에게 있는건 시간뿐....용인에서 리무진말고 두시간 반걸려 지하철로 이동했다. ㅋㅋㅋ 차비 이삼천원은 절약. ㅋㅋ

 

신치토세공항에서 삿뽀로역까지 JR전차로 1,040엔. 40분정도 전차를 타고 내려서 삿뽀로역 개찰구를 빠져나와 거기서 숙소인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호우스이스스키노역으로 가기위해 토오센으로 갈아탄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한국인에게 유명하다는 TIME PEACE APARTMENT. 1박3000엔으로 홈페이지는 잘 열리지 않아 구글의 호스텔싸이트에서 예매했는데, 신용카드로 예약금을 걸어둬야 한다.

 

숙소 찾는게 어렵다는 블로거가 많았는데, 지도를 잘 보고 가면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호우스이스스키노역 6번출구로 나와서, 바로 왼쪽으로 틀어서 좀 걷다보면, T자 길이 보이고 거기서 또 왼쪽으로 틀다가 다시 오른쪽 길로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자판기가 있는 건물 골목으로 들어가면 작은 빨간 건물이 바로 게스트하우스.

아주 작은 건물이었는데 현관문을 열자 마스터 청년이 반가운 인사로 맞아준다. 예약 이틀전에 국제전화가 와서 이상한 전화라고 생각해서 받지 않다가 받아보니 게스트하우스에서 교통편을 안내해주는 전화였다. 여태껏 일본에 숙소예약을 많이 해봤지만 직접 전화받아보긴 첨이어서 기분이 묘했다. 홋카이도에서 한국으로 웬 묘령의 일본 남자로부터 전화가 오다닝...ㅋㅋㅋ 

 

 

 

오후 늦게 체크인을 하고나서 슬슬 삿포로 역까지 걸어가 본다. 이곳 호스이 스스키노에서 오도리역을 거쳐 두정거장을 20분 정도 걸으면 삿뽀로 역이 나온다.  지하철값 200엔을 아끼려고 지도를 보면서 열심히 길을 외워둔다. ㅋㅋㅋ

 

 

 

스스키노역 주변으로 가니 번화한 거리가 나타난다. 삿포로의 간판인 니카 간판.....일본에서도 손가락에 꼽을 번화가라고 한다.

 

 

말로만 듣던 카바쿠라인 듯. 예쁜 여인네들의 얼굴이 전광판에 떠있고 길에는 연예인처럼 차려입은 젊은 호스트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오네상~ 하면서 나를 부를까봐 괸히 무서웠음. ㅋㅋ) 가게안을 슬쩍 들여다 보니까 바니의상을 입은 언니들이 써빙을 하고 있다. 켁.

 

 

평일저녁인데도 사람들이 붐비고 있고 두꺼운 파카를 입은 삐끼언니들이 가라오케 이케마센까~를 외치며 호객행위에 열심.....4월말이지만 이곳 삿뽀로의 밤은 영상2도 정도로 바람도 불고 엄청 추웠다.

 

 

다누키 코지도리를 지나면 삿포로의 관광명소중 하나인 테레비 탑이 나온다. 이 길을 며칠간 다녀보니 매일 탑의 네온색이 바뀐다. 내일은 빨강 오늘은 파랑 이렇게....발촬영이지만 존재감 작렬. 테레비탑 앞광장은 눈축제로 유명한 오도리 공원이다.

 

 

 

탑을 끼고 올라가면 삿포로 시계탑이 뙇~ 등장하고.....시간마다 종이 울린다. ㅎㅎㅎ

여기저기 관광객들의 셔터소리가 요란......나는 사진만 찍고 패쓰..ㅋㅋㅋ

 

 

 

마침내 삿포로 역에 도착. 이곳에서 내일 오타루로 향하는 전차를 탈 예정이다.

 

 

 역건물 중앙의 시계가 특이하게 숫자가 아니고 별모양이었다. 오타루로 가는 전차역의 이름도 별이 들어간게 많았다. 북쪽동네라 그런가? 별과 관련있는 지명이 많은 듯. 그래서 시계도 별시계? ㅋㅋ

 

 

삿뽀로 역안의 조형물...삿뽀로를 상징하는 사람인가?? 사냥꾼?? 

 

이제 삿뽀로역에서 턴~ 지리를 알아뒀으니 다시 숙소로 오던길로 돌아간다.

스스키노에서 오도리로 가는 길 주변 블럭에는 마츠모토키요시, 북오프, 돈키호테가 있었다. 이곳에서 쇼핑을 하면 충분할 듯. ㅋㅋㅋ

돌아가는길에 쓰쓰키노 근처에 있는 마쓰야에서 290엔짜리 규동으로 저녁을 때운다. (마쓰야,요시노야 맞은편에 유명한 스시체인 스시잔마이도 보임.) 우리나라로 치면 김밥천국에서 김밥 두줄정도 먹은 셈인데...삿뽀로까지 온 첫날 웬지 궁상맞은 느낌도 조금 들지만....내일은 오타루에서 스시를 먹자...ㅋㅋ

 

게스트하우스는 생각보다 몹시 좁았고 침대는 굵은 나무로 되어 있었다. 첫날 여자 도미토리숙소에는 "루" 라고 하는 여자애와 단 둘뿐이었다. 어설프게 어찌저찌 통성명을 했는데 어딘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것 같았다. 베이찡에서 태어났고, 지금은 도쿄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중이며 지금은 여행중이라고....치약을 사러 편의점에도 같이 가주었고 착한 아이같다. 어쨋듯, 첫날은 몹시 피곤한 탓에 씻자마자 그대로 코를 골며 잠을 퍼잤다. ㅋㅋㅋ

 

아침이 되자, 부시시한 얼굴로 거실로 나가보니, 마스터군도 부시시한 얼굴로 인사해준다. 사진기를 들이대자 익숙한듯 갑자기 촬영모드...ㅋㅋㅋ

거실에 같이 있던 일본인 남자분과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금요일에 떠난다고 하니까 주말에 게스트식구들 모두 모여 파티를 하는데 같이 못하게 되서 아쉽다고 했다. 드라마로 배운 내멋대로 엉망진창 일본어라 대화가 조금만 길어지고 깊어지면 말이 딸린다. ㅋㅋㅋ 그래도 쏼라쏼라 안되는 말이라도 어쨋든 일본인과 대화하는게 즐거웠다. 그것도 젊은 남정네들이랑....푸하하.

 

 

목소리는 중년아저씨처럼 깔고 있지만, 얼굴은 귀엽...ㅋㅋㅋ 저래뵈도 서른살이시란다. 닉네임은 "마츠" 마츠상이 내준 토스트와 구수한 커피로 아침식사를 하고 있자니, 그가 오늘의 행선지를 물어본다. 그리고는 여기저기 어드바이스를 해준다.

 

 

타임피스아파트먼트의 아늑한 거실.....오른쪽에 무슨 오래된 기계가 보이는데...이게 뭔진 안물어봤으나 아마도 커피기계인듯????

  

 

같은 방에 머물렀던 루상.... 이상하게 내가 숙소를 떠나려하자 눈물을 펑펑 흘린다. 뭔가 감정 조절이 안되는 듯....자기에게 전화를 해달라며 전화카드까지 빌려주었다. 여행내내 이 아이가 신경쓰였다.

 

자, 이제 실제 여행 첫날인 오늘은, 홋카이도 대학과 오타루를 가보기로 한다.  

홋카이도 대학은 삿뽀로 역 서북쪽에 있고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뭔가 유서깊은 건물.....4월말 이곳의 날씨는 참 요상하다. 한쪽엔 눈이 쌓여있는데 한쪽엔 푸른 잔디가 파릇파릇....이 곳의 날씨는 낮에는 더운데 밤에는 몹시 춥다.

 

 

 

 

이게 그 유명한 포플러 길이라는데.....시즌이 아니라서 조금 실망...ㅋㅋㅋㅋㅋ

 

 

 

 

멋진 교정이 있고, 조용히 산책하기에 좋은곳이었다.

이제 삿뽀로 역으로 가서 오타루로 가는 전차를 타기로 한다. 이전에 교토에서 쓰던 이코카 카드로 금액충전(챠치)를 하니, 일본인 처럼 패스로 아주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이제 그 유명한 오타루 운하로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