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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50대 여자혼자 유럽 싸돌아댕기기 1 런던~저가항공의 숙명?

 

런던 세인트폴 대성당

 

 

누구나 그렇듯이.....나 역시 직장을 때려치고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부모님들이 아프셔서, 캔슬할까 어쩔까 고민하다가 비행기표만 질러놓고 아무 준비도 하지 못했다. 결국 떠나기 열흘전쯤 부랴부랴 숙소를 예매하고 벼락치기로 여행스케줄을 잡고 있자니 영어도 모르는 주제에 혼자서 3주간 괸찮을까 겁이 덜컥 났지만...

뭐 거기도 사람 사는곳이니...어떻게 되겠지~ 에라 모르겠다.  

이렇게 결혼식 이후의 두번째 인생이벤트로 맘먹은 유럽행 50세 기념여행!

나는 쿨한 마음으로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그냥 무작정 올랐다.

 

 

 

1. 동방항공 상해경유 런던 인 로마 아웃

- 저가항공의 숙명? 자주 바뀌는 보딩게이트 ^^;;

 

행선지는 런던~파리~스위스(제네바,인터라켄,루체른)~이탈리아(로마,피렌체)로 3주간 4개국만 돌아보기로 하고 (사실은 한달 이상 여러나라를 가고 싶었지만ㅜㅜ;;) 나라간 이동은 유로스타와 이지젯으로 예약했다.

비행기는 동방항공(런던인 로마아웃66만원)으로 상해 푸동공항에서 경유하는데 경유는 처음이라 잔뜩 긴장해야 했다. 혹시나 잘못 길을 들어서면 곤란~트랜스퍼 경로를 잘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바닥의 트랜스퍼 이정표를 잘 보고 헷갈리면 직원에게 물어보는등 조심조심 이동하니 출국 짐검사 탑승 면세구역으로 무사히 나올수 있었다. 

또 나오고 나면 중앙의 전광판을 잘 주시해야했다. 왜냐면 내가 환승할 보딩게이트가 티켓에 고지 되지 않기 때문에 푸동에서 런던으로 가는 내 비행기가 어느 게이트인지 스스로 잘 알고 찾아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환승대기시간은 3시간이었지만 어리버리 하는 사이 그렇게 시간이 많이 남아돌지는 않았다. ^^;;

 

게이트를 확인하고 찾아가 대기하고 있는데, 시간이 임박해서 환승게이트가 바뀌는 멘트가 나온다. 여기선 쭝국말이나 영어로 아나운스를 하기 때문에 긴가민가 전광판을  확인해야하고 부랴부랴 바뀐 게이트로 후다닥 달려갔다. 가보면, 승객들은 하나둘씩 찾아오는데 직원은 한참 후 보딩시간이 다 되서야 떨레떨레 나타난다. 

이렇게 수시로 보딩 게이트가 바뀌어 이리저리 왔다갔다 해야하는 짓거리는 출국시에도 반복되었다. 출국때는 게다가 2시간이나 연착되어 막차를 놓치는 개고생을 했다.

 

잦은 연착과 게이트 변경은 저가항공의 숙명인가? 일본행 저가항공을 그렇게 많이 탔어도 게이트가 수시로 바뀌는 경우는 한번도 없었는데....그동안 인천공항이 워낙 크고 훌륭하다보니 해외 공항에서 내가 처음 겪게 된것일까? ㅋ

 

아무튼, 나라간 이동할때 탔던 이지젯도 과연 소문대로 잦은 연착과 게이트 변경으로 이동할때마다 그놈의 게이트를 확인하는게 엄청 큰 임무?가 되었다. 바로바로 게이트가 확정되는것도 아니고 몇시에 알려주겠다는 공지만 나오는 경우도 있고, 그 시간이 되도 전광판은 감감 무소식인채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르는 승객들은 미어캣처럼 목을 쭉 빼고 주르륵 서서 전광판만 뚫어지게 보고 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유럽사람들은 마치 일상인듯 전광판을 보면서 그려러니~ 차분히 기다리는것 같다.

 

이지젯 뿐만 아니라 열차도 쉽진 않았다. 이탈리아에서 이탈로 열차를 타기 위해 일찍 역에서 대기했지만 출발 15-10분전쯤에나 플랫폼이 전광판에 안내되니 부랴부랴 대합실에서 플랫폼으로 이동해야 한다.  빨리 움직이기 힘든 노인이나 애들도 있을텐데 여유 부리다간 기차를 놓치기 딱 좋을 듯~ 

플랫폼 안내가 임박하거나 비행기 게이트가 자주 바뀐다는건 우리나라에선 상상하기가 조금 힘든데.......유럽사람들은 이렇게 불편한데도 괸찮은 모양이다 ^^;;

 

암튼 런던행 동방항공 비행기를 무사히 환승. 밥도 3번이나 먹었는데 맛있다고 할순없지만...그럭저럭 먹을만했다.^^

그리고 배식 후에 매번 뜨끈뜨끈 한 빵도 나눠준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커피는 잘 안마시는 듯 음료서비스엔 아예 없다.

비행기가 좁진 않았지만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타니 역시 힘들다. 다리가 퉁퉁 붓고 속도 안좋고 답답하고.. 그래도 이 가격에 그 먼 런던까지 날아오다니. 경비를 아끼기 위해 선택했지만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환승지였던 푸동공항에서는 와이파이를 해보려고 키오스크 기계에서 아이디와 비번 쪽지를 출력해봤지만 뭐가 문젠지 로그인이 안된다.  대체 왜 안됬던 건지...ㅜㅜ  젊은애들은 후루룩 와이파이 접속해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것 같은데 나만 정보불능자가 되어 푸동공항에서 한참을 멍때리며 강제 참선?을 했다. ^^;;

 

무사히 런던 히드로 공항에 내려 짐을 찾고나니 그제사 한숨이 놓인다. 경유지를 거쳐 15시간 넘게 떨어져있다가 무사히  돌아온 내 캐리어~ 혹여 짐에 문제가 생길까봐 걱정했지만 여행내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다행이었다.

 

짐 얘기를 하자니, 출국길 로마 피우미치노 공항 체크인 카운터 앞에 줄을 선 중국인들의 짐 규모가 대단하다. 물론 한국인들도 유럽여행에서 돌아오면 다들 짐이 가득이겠지만 역시 대륙인들은 남달랐다. 대형 캐리어가 개인당 3개씩은 기본이고 거기에 박스짐이니 뭐니 다들 거의 이삿짐? 수준으로 뭔가를 잔뜩 싸갖고 귀국들을 한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면 저녁시간이라 시차문제도 있고 호텔찾기도 귀찮을듯해서 그냥 공항내 호텔을 예약해두었다.

그런데 이 동네는 플로어가 0층이 1층인것 같다. 게다가 캐리어를 가지고 에스컬레이터는 이동할 수 없고 승강기(리프트)로만 가능하다. 몇층에 호텔이 있는건지 헤메다가 결국 공항 마당 한가운데 멋진 수트를 입고 서있는 공항직원인 듯한 중년의 흑인 신사분에게 호텔서류를 들이 밀었다. 그는 뭔지 잘 몰라하는 듯 서류를 보더니 다른 직원을 부른다.

 

" 애슐리!!~ 마담. 노 프라플럼~" 

 

애슐리라는 젊은 직원이 내 종이를 힐끔 보더니 한 층 아래로 가라고 하는 것 같다.  영어 듣기 평가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친철하게 알려주니 호텔은 금방 찾았지만 호텔 프론트에 가니 또 듣기평가가 시작이다~

대충 예쓰~예쓰~ 대답하고~룸을 찾아 그제사 침대에 다리를 쭉 뻗고 쉴수 있었다. 집나온지 이십시간도 더 된것 같은데.... 영국시간으론 그저 한나절 밖에 지나지 않아 같은날 오후7시밖엔 되지 않았다.

 

호텔은 4터미널에 있는 캡슐형 호텔이었는데 비싸기만 하고 공항에 붙어있는거 외에는 메리트가 없었다. ㅡㅡ

유럽에서의 첫 숙박이라 나름 기대를 했지만... 샤워기는 벽에 고정되어 있어 씻기가 불편(이건 알고보니 대부분 유럽 숙소가 다 이렇다. ㅜㅜ)하고 옷걸이는 뜬금없이 거울에 매달려있다. 게다가 수건이 놓여져있는 서랍은 왜 그렇게 높은지 나같은 동양여자는 까치발을 해야 겨우 꺼낼수 있다. ㅡㅡ

하지만....난생처음 와보는 런던...긴 비행...피곤에 지쳐 금방 골아떨어질줄 알았으나 의외로 잠이 오질 않는다.

캔맥주라도 한잔 하고 싶어 공항내 편의점을 기웃거려봤으나 당췌 맥주는 커녕 술을 아예 안파는것 같다. 공항이라 그런건지...유럽이라 그런건지.... 겨우 찾은 논알콜 맥주를 사들고 와서 한잔 들이킨 다음 잠을 청해본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가 참 좋은거로군. 아무때나 술마실수도 있고.

 

테레비를 틀어보니 여기저기 채널을 돌려봐도 서양인들만 나와 뭐라고 지껄인다. 음 여기 런던 맞는모양이다.

내일 아침은 지하철로 이동하기 위해 먼저 오이스터 카드를 사고~런던 시내를 쏘다녀 보기로 한다.

 

 

히드로 공항은 작고 한산했다. 4터미널이라 그런지 몰라도..

공항엔 간단한 식사를 파는 큰 카페와 작은 편의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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