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드라마였다.
꼭 한편의 미려한 소설을 읽은 것 같은 느낌...
특히,
시작하고 끝날때마다 등장하던 시그널.....
아바의 노래와도 기가막히게 잘 어울렸던....
항상 앞부분 몇장면이 나오고 나서야 시그날이 나오는 일본드라마...
몇회가 지나면 대부분 빨리돌리기로 지나치고 말지만 이건....
매회마다 반복해서 봐도 좋았다.
특히,
주인공 소년이 눈바닥에 엎어져 있는 저 씬을 볼때마다
저렇듯 하얗고 차가운 고독과 슬픔에 던져진 소년의 고뇌가
너무나 잘 느껴져서 말이지...
십대시절 고민 한가지쯤 안가져 본 아이가 있었을까.
소년처럼, 사랑하면 안되는 사람을 좋아해버린 고민까지는 아니었더라도 말이지....
눈속에 엎어져 있는 저 장면을 볼때마다
뭔가에 방황하며 알수없이 답답했던 나의 십대시절이 생각났다.
소심의 끝을 잡고,
상처받기 싫어서, 자신을 숨기고 싶어서,
도수없는 안경을 낀채 반쯤은 연기를 하면서 살아가던 시절...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엔 까뮈같은 일탈과
시몬느베이유같은 모험을 흠모하던 시절...
여기, 당신이 좋아하는 딸기가 얹혀있는 조각케익이 있다.
당신은,
딸기를 맨 처음 먹을것인가,
아니면, 나중에 먹을것인가,
좋아하는 것은 아끼고 아끼다가 맨 나중에 먹는다는 소년...
좋아하니까 너무 좋아하니까 맨 처음 먹어버린다는 소녀...
네 명의 남녀가 시작부터 겨누던 사랑의 작대기는 예측불허로 바뀌고....
사랑은 움직이는 거라던가....ㅎㅎ
개인의 내면을 지루할만큼 조용하게
그러나 마치 내 마음인양 니 마음인양 섬세하게 조소해놓은
선굵은 한국드라마에선 절대 찾아 볼 수 없는
곰살스럽기 짝이 없는 일본드라마의 디테일....
쿠보츠카요스케의 연기에 매혹되고,
노지마신지의 멋진 대사와 스토리텔링을 만끽하면서...
세상에는 참 볼것도 많고 감동할 것도 많아
단지 인생을 두세평 방구석에 남아
그 모든것을 모니터로 감상하기만 한다고 해도
살아있는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오타쿠?
s.o.s!!!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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