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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

못되먹어도 좋아 ----일드 정의의 아군(正義の味方)


못되먹어도 좋아!
-일드 정의의 아군(正義の味方)-













 





늘 못살게 구는 언니와 동생의 에피소드라길래....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의외의 수확이었다. 

무엇보다 여동생 역의 시다 미라이양의 연기가 너무 리얼해서 보는 내내 웃지 않을수 없었다. 평소 언니나 누나, 오빠에게 시달림(?)당한 기억이 있는 분들은 꽤 공감하실 듯.

드라마를 보다보면 진짜로 저렇게 무지막지하고 못돼먹은 언니가 설마 있을까마는,,,,


아무리 8년이나 차이 나는 만만한 여동생이라지만, 뻑하면 심부름에 구박질에 도저히 불가능한 미션을 시켜놓고 동생 잘못이 아닌게 뻔한 상황에도 무릎꿇기 체벌에 쥐가 나서 못견디겠는 동생의 발을 무자비하게 콱콱 밟아버리는 악마같은 언니. 동생이 그리도 좋아하는 남친 앞에서 걔 지금 똥 누러 갔다던가 샤워할 때 방귀로 노래를 부르는게 취미라던가 온갖 치사한 험담을 주저않는 못되먹은 언니 앞에서 여동생은 그저 시키는 대로 할 따름인 꼬봉에 불과한 것이었다.  


대체 왜? 동생은 언니 앞에서 불평한마디 할 수 없는 것일까. 왜 항상 그녀 앞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는 것일까?

언니는 악마였지만 그녀는 너무나도 전지전능(?)했다.

공부 못하고 어리버리한 자신과 달리 그녀는, 머리도 좋아, 얼굴도 이뻐, 직장도 빵빵, 원하는 것이 있으면 꼭 얻어내고야 말고, 타인에게도 가혹하지만 자신에게도 두배로 더 가혹했다. 말빨도 죽여줘서 뭐든 지멋대로 해버려도 승승장구 너무나 잘나가는 캐리어우먼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실은 지 욕심대로 움직인 일도 어찌된 영문인지 운빨이 좋아 소 뒷걸음 치다가 쥐잡은 격으로, 치한을 잡아 모범시민이 되고, 범죄를 소탕해 뉴스에 나오고, 심지어 그녀가 사귀다 차버린 남자들까지 급기야 실연을 이기고 모두 성공을 하고, 그녀는 항상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되어 뻔뻔스러운 미소를 날리고 마는 것이었으니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녀를 정의의 아군이라 칭송하지만 그 못된 성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여동생만이 혼자 기가 막혀 혀를 끌끌 찰뿐이었다.



동생은 결국 언니에게서 하루빨리 해방되는 길은 그녀를 하루라도 빨리 시집보내는 방법밖에 없다고 판단, 언니의 결혼을 성공시키기 위해 온갖 고생을 무릎쓴다. 결국 언니를 시집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런 잘난 언니도 갑자기 인생이 꼬이기 시작, 결혼하기 위해 언니가 그리도 노력하던 멋진 형부와 결혼한지 삼개월만에 이혼당할 위기에 처한다. 갑자기 약한 모습을 보이며 평소 그 가증스러웠던 언니의 눈에도 닭똥같은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니.....16년세월 항상 당하기만 하던 동생이었건만, 언니의 시댁식구들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어리버리한 여동생...급기야 고함을 치고 말았다.


“ 제발. 우리 언니 험담은 하지 마세요!!!!”


그렇게 모진 세월 압박과 설움에 시달려 왔건만, 아무리 악마같은 언니라도 언니는 언니였던 것인가.


결국, 수단 좋고 말빨좋은 언니답게 임신한 사실을 빙자해서 아이를 인질삼아 시댁에서 다시금 여왕대접 받는 며느리로 돌아간 언니....결국 그 눈물도 쑈에 불과했던 것이다.

게다가 모처럼 형부에게 “ 있잔아요. 형부, 언니 사실은 성질 더러운 아주 못된 악마예요~ ” 라고 고자질했건만,

 “ 나는 악마같은,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니 언니를 사랑해 ” 라는 대답을 들어버리고...


시집을 보내버려 이제는 자유라고 생각했던 동생의 꿈은 산산조각..조카가 태어나고 나서도 뻑하면 언니집에 불려가 변함없이 언니의 시다바리로 조카의 기저귀 당번은 다시 동생의 차지가 되어버렸다.


언니 동생의 관계가 절대 바뀔 수 없듯이 결국 꼬봉은 계속 꼬봉질하고 오야는 계속 오야질 할수밖에 없는것인가. 그게 세상의 이치인걸까. 그렇지만 동생의 마음속에는 언니의 그 잔소리가 크게 메아리 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곰순아. 넌 너무 어정쩡해. 변명할 여유 있으면 포기하지 말고, 한번 하겠다고 정한 일을 향해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 어중간한 걸로는 시공을 초월할 수 없어. 100%의지와 정열, 그게 현실을 움직이는 거야. ”


말빨로 세상을 주름잡고 운빨이 좋아 승승가도를 달리는 언니...비록 그 속내는 악마같이 못되먹고 지멋대로 사는 인간이지만, 적어도 그 말 만큼은 진실이 아닐까.




살다보면, 항상 나보다 한 수 위라서 굴복(?)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착하다고 해서 결코 잘 되란 법도 없고 나보다 잘 나갈 것 같은 사람도 항상 행복하지만도 않다. 세상이란 건 결코 착하기만 한 사람의 편도 아니고, 차라리 못되먹었지만 어정쩡하게 살지 않고 확실하게 밀어부치는 사람의 편이라는 말씀.


문득, 우리가 떠받들어 칭송해 마지않는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따지고 보면, 아내 크산티페 한테 구박받은 만큼, 집에서는 아주 무책임한 못된 남편이었던 것이 아닐까. 못되고 착한것도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인간이란 그렇듯 훌륭하다가도 못된 구석이 공존하는게 당연하겠지.



그건 그렇고, 일드는 참 이렇게 자질구레하고 소소한 일상의 캐릭터들을 캐취하는데 탁월하다. 심심할 때 그냥 한번 보면 재밌을 그런 드라마였다....강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