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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추천 일본 애정 멜로 영화 2편 -

오늘은 일본의 최신 애정 멜로 영화 2편을 소개한다.

마츠모토 준과 아리무라 카스미의 "나라타주"와 

다카하시잇세이와 나가사와 마사미의 "거짓말을 사랑한 여자"

두편 모두 가족, 사랑하는 사람의 정신적 고통(우울증)과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들.

 

나라타주 (2017)

--질척대는 인간의 외로움과 애정의 경계

 

나라타주란 나레이션과 몽타주의 합성어로 영화의 한 전개 기법을 타이틀로 가져온 듯.

아리무라 카스미의 독백의 흐름으로 영화가 진행되고 있다.

 

아리무라가 짝사랑하고 있는 고등학교 연극반 선생 마츠모토 준은

졸업식날 그녀에게 갑자기 키스를 하지만,

헤어진 아내를 아직 잊지 못한다면서 아리무라의 마음은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말한다.

 

아리무라는 대학을 진학하고 나서 1년 후 마츠준과 재회.

연극부 후배들의 일로 동아리에서 선생님과 자주 만나게 되는데

연인관계를 거절하면서도 자상하게 다가오는 마츠준 선생을 여전히 잊지 못하는 아리무라.

선생과는 연인도 아닌 그러나 제자도, 친구도 아닌 묘한 관계가 계속된다.

 

어느 날 사카구치 켄타로가 고백을 해오면서 그와 연인이 되기로 결심한 아리무라.

마츠준과의 관계를 청산하고자 하지만 그것도 쉽게 되지 않는다.

껍데기뿐인 아리무라에게 상처 받는 사카구치의 질투에 쩐 절규.

한 밤중에도 연락해오는 대책없는 선생님의 외로운 속삭임

 

질투에 눈이 멀어 치졸해져 버리는 사카구치와

선생 인척 어른인 척 하지만 질척대는 남자 마츠모토

소녀의 얼굴을 한 채 너무나 무거운 짝사랑의 속앓이를 견디는 아리무라.

 

애정과 외로움의 경계 어디에서 방황하는 남녀관계.

쿨한 일본영화에서 보기 드문 다소의 격정과 질척거림이 인상적.

 

 

 

 

 

거짓말을 사랑하는 여자(2018)

--인간은 누구나 속물. 거짓말 속의 심쿵한 진실.

 

동일본 대지진당시 도쿄의 전철역에서 우연히 만난 마스미와 다카하시

재난에 대한 공포로 커플이 유난히도 많아진 당시의 일본 사회.

그들도 그 후로 만나게 되어 동거를 시작한 지 벌써 5년째.

그러던 중 갑자기 길바닥에 쓰러져 병원에 실려와

하루아침에 식물인간이 되어 버린 다카하시...

결국 알게 된 그의 정체는 모두 가짜.

 

그의 신분증은 위조된 것이었고 직업도 의사가 아니었다.

연구의라서 수입이 많지 않은 다카하시를 위해 모든 생활비를 제공

결혼을 약속하며 남자를 먹여 살려오던 잘 나가던 커리어 우먼 마사미는

그의 정체를 캐내기로 작정하고 사설탐정과 함께 일본의 지방을 헤매면서

그의 행적을 쫓는다.

 

직장에 나갔던 줄로만 알았던 다카하시는 동네의 카페에서

하루 종일 노트북에 어떤 소설을 써왔었고

그 소설의 내용을 근거로 그의 정체를 캐내기 시작하면서

어쩌면 그는 의사가 아니고 일개 일용노동자에 불과한

사기꾼일 것이라는 사실에 직면하여 괴로워한다.

 

보통의 경우 뻔한 일본 로맨스에서는 “당신이 어떤 일을 했던 사람인지 상관없어요. 당신은 당신일 뿐”이라는 식의 순애 힐링? 의 패턴일 수도 있겠지만.

남녀관계의 꺼풀을 벗기면 너무나도 속물적인 이기심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게 뻔한 현실.

 

결국 다카하시의 정체가 드러난 결말.

그는 분명 5년간 거짓말을 해왔지만, 직업이 의사였던 것은 진짜였고...

그가 어느 정도는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것도 진짜였다고 깨달은 순간

외면해오던 그의 병실로 쏜살같이 날아와 그의 손을 부여잡고 깨어나 달라고

애걸복걸하기 시작하는 마사미..

어찌 보면 속물 같기도 한 마사미의 간절함.

 

이 이야기에 로맨스나 힐링은 없지만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는 괴로움에 철저히 자기를 잃어버렸던 다카하시의 거짓말에 오히려 더 심쿵해지고 시청자도 속물 같은 마사미의 심정으로 기원하게 된다.

다카하시가 다시 깨어나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