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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

만약 과거로 돌아갈수있다면 당신은 언제로? -- 일드 프로포즈 대작전


 

과거로 돌아갈 수 만 있다면?


만약 자신의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미래에서 왔다며 온갖 예언을 남기고 사라졌다는 존티토처럼 정말 타임슬립이 가능해서 과거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왔던 수 많았던 자신의 인생의 시간 중 어느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할까?


한 성당에서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 결혼식 조명 준비를 위해 부랴부랴 뛰어가는 한 청년....그는 오늘 결혼할 신부의 소꿉친구였고 그녀를 좋아했으면서도 끝내 고백을 하지 못한 채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는 것을 지켜봐야하는 상황이다. 좌절감에 땅이 꺼지는 한숨을 쉬고 있는 청년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요정....과거로 돌아가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당장 과거로 돌아가 그녀에게 고백하고 자신의 사랑을 이루고자 그는 과거로 가는 타임슬립의 주문을 외운다.


“ 할렐루야~ 챤스!!!    누오오오오~~~~~~ ”


이 이야기는 다름 아닌 2007년도 방송된 일본 드라마 "프로포즈 대작전" 의 한 장면이다.


졸업할 땐 그녀에게 교복 두 번째 단추를 ......


옆의 청년은 현재 일본 인기 최고라는 야마삐라는 배우...

그가 주문을 외우고 제일 처음 도착한 시간은 그녀와 함께 다녔던 고교시절이었다. 여고생이었던 그녀는 그 당시 소꿉친구였던 야마삐를 남모르게 좋아하고 있었다. 과거로 다시 돌아가 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그녀의 마음을 알고 본격적으로 대쉬하려고 온갖 소동을 벌이는 야마삐.....

그러나 자신을 좋아하는게 분명한 은근한 그녀

의 신호와 행동을 알아차리고 적절히 맞장구 치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버린 현실을 바꿔보고자 10년전의 과거로 날아왔건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 앞에서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는게 우물쭈물 어렵기만 하다...

기어이 고등학교 졸업식날이 되었지만 야마삐는 그녀에게 자신의 교복 두 번째 단추를 건네는 일도 할 수 없었다.....

두 번째 교복단추....그 동안 일본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가끔 여학생이 남학생의 교복 단추를 간직하는 장면이 나올때 마다 저게 뭐지? 하고 의아했는데...그 궁금증이 이 드라마에서 풀렸다. 일본 고등학생들은 아마 전통적으로 자신의 교복 두 번째 단추를 자신의 여자 친구나 특별한 인연의 여자애에게 떼어서 건네주는 풍습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하필 두 번째 단추인 이유는 두 번째 단추의 위치가 심장에서 가장 가깝기 때문에 학창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라는 것.....심장에서 가까운 교복단추와 추억이라니....그러고 보면 일본 애들은 참 곰살 맞은 구석이 있는 것 같다.

교복이라고 하면....아쉽게도 나의 학창시절은 교복세대가 아니었으니 교복에 얽힌 기억은 없으나 단지 윗세

대 형님들이 종종 졸업식이 되면 지긋지긋하다는 이유로 교복을 찢거나 밀가루를 뿌려대거나 했다는 걸 들은 기억이 난다. ㅡㅡ;

요새 우리나라 고교생 애들은 어떨까? 남녀공학이 많아져서 이성 친구를 갖고 있는 애들도 많아졌겠지만 서로 뭘 주고 받는 게 있으려나? 졸업식을 즐기는 뭔가 특별한 문화가 있을까? 아마 입시 스트레스에 찌들어 추억이니 뭐니 만들 시간도 없이 후다닥 졸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현실이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가끔 일드에 나오는 일본 청소년들을 보면 개네들은 확실히 부담없이 써클활동을 하고 연애질들을 하고 훨씬 여유있는 학창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 뭔가 부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입시지옥에 빠져 허우덕 거리는 우리 청소년의 현실이 새삼 안타깝다.


지나간 과거에 집착 말고 현재를 바꿔라?


그렇다면 다시 드라마 이야기로 돌아와서.....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과거로 타임슬립한 야마삐는 결국 어떻게 되었을까? 그는 여자의 마음을 돌려 결국 현실을 바꿀 수 있었을까?

좋아하는 여자가 곁에 있었음에도 항상 무신경하고 솔직한 고백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그는 뭔가 바꿔보리라 결심을 하고 돌아간 과거 속에서도 여전히 똑같은 상황을 되풀이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결국 자신이 변하지 않는 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고 느끼고 사람의 마음이란 좀처럼 움직이기 힘든 것이란 것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수차례의 타임슬립의 시도와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현재로 귀환한 후에 사소하게 아주 조금씩 달라져 있는 현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되는 것을 바꿀 수는 없었다.


우리의 야마삐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이대로 그녀의 결혼식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리고만 있어야 할까?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바꾸는 것을 실패한 야마삐는 이제 지나간 과거보다 현재를 바꾸기로 마음먹는다. 그녀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는 현재....그는 면사포를 쓰고 있는 그녀 앞에서 당당하게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해버린다.


사실은 마음 한구석...이루지 못한 첫사랑의 응어리를 숨겨왔던 그녀...

야마삐의 느닷없는 고백에 펑펑 눈물을 흘리고.....결국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은채 야마삐에게 달려간다. 수차례의 과거로의 타임 슬립보다 현재에서의 강력한 한방!

좋아했던 여자의 결혼식에서 느닷없는 사랑 고백 선언은 “남의 결혼식 망치기”가 되어 버렸지만 결국 야마삐는 첫사랑과의 결혼에 성공한다.....


결국 이 드라마는 쓸데없는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현실에 올인해라! 라는 누구나 다 아는 뻔하고 지당한 훈계를 하고 있는 것 같지만.....근래에 봤던 일드중에선 꽤 재미있었다. 숨쉴 여유도 없이 다음편을 클릭하지 않을 수 없어 밤을 하얗게 지샌채 야마삐의 타임슬립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한국말로 인사하는 야마삐나 겨울연가 욘사마를 패러디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만약 이 드라마가 한국드라마였다면 어땠을까? 불치병이나 출생의 비밀 같은...사실은 무지하게 황당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것 같은 스토리에 익숙한 대다수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마 뻘춤했을지도 모르겠다.  “제목도 유치하고...이게 뭐야. 만화도 아니고...타임슬립이 왜 나와?” 이렇게....ㅋㅋ


한바탕 유쾌한 드라마 한편을 감상하고 나니 웬지 나도 타임슬립을 하고 싶어졌다.

그때..... 그 전화를 받고 그를 만나러 나갔다면 어땠을까?

그때...... 그 길을 선택하지 않고 다른 길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

여태껏 살아오면서 수십번을 인생의 그 어떤 순간들을 후회해왔다.

하지만 드라마의 끝은 간단명료했다.


네 자신이 변하지 않으면 결국 무엇도 바뀌지 않는다고....

그 모든 것은 지금! 현재에서 바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