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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드라마

애인을 바꿔? 일본드라마 러브셔플


 

최근들어 국내는 물론 멀리 일본까지도 곳곳에서 연예인의 자살소식이 들린다. 어떤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죽어버리는 일을 자주 보게 되니 에로스의 욕구와는 반대로 인간이 무기물의 상태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는 죽음의 욕구인 타나토스 라는게 정말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문득 문득 삶의 공허함속에서 그냥 확 죽어버리면 어떨까하는 망상을 순간적으로 느끼기도 하는게 바로 그런것일까? 물론 그 망상을 실현할 용기도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현재 방송되고 있는 일본드라마에 타나토스 캐릭터가 등장한다. TBS 방송의 “ 러브셔플 ”

수 차레에 걸친 자살시도...얼굴에서 아무런 감정의 표정도 읽을 수 없고 스무살이 되면 자살을 하겠다는 이상한 여자애가 나온다. 정신과 의사는 이 여자애를 러브셔플에 참가시켜 에로스를 통해 삶의 욕구를 자극시키고자 한다. 그녀는 네 명의 청년들과 데이트를 하게 되고 다행이 그 중 한명의 남자와 좋아하게 된다. 스무번째 생일날 청년은 여자에게 “죽고싶다면 죽어도 좋지만 단 내가 죽은 다음에 죽어라. 난 오래 살테니 평생 옆에서 언제 죽는지 지켜보라 ” 는 프로포즈를 하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생일이 지난 후 홀연히 사라져버리고 남자는 깊은 슬픔에 빠진다. 정말 그녀는 죽으러 간 것일까? 아직 드라마가 끝나지 않았으니 두고 봐야겠지만.




러브셔플이란 한마디로 미혼남녀의 애인 스와핑이다. 커억~ 우리나라에선 상상조차 하기 힘든 소재....일드는 정말 대단하시다. 난잡한 에로물은 아니다. 연애의 본질을 꿰뚫는 진지함이 숨어있는 로맨틱 코메디..트렌디 드라마쯤 될까?

우연히 고장난 승강기에 모두 함께 타게 되게 되어 서로에 대해 알게 된 같은 아파트 같은 층 네 명의 독신남녀....모두들 현재의 연애가 잘 되지 않으며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그들은 각자 자신들의 애인들과 함께 매주 같은 카드를 뽑은 커플끼리 바꿔가면서 만나게 되는 게임을 벌인다. 지금 현재의 애인이 진정한 나의 연인이 아니라면 새로운 인연을 만날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무수한 만남을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로 돌아오리라...


남녀간 연애의 필요적 산물인 집착과 구속을 초월...남의 애인에게 들이대 보는걸 게임의 룰로 정한다. 내 남자가 딴 여자한테 눈길을 주는 것도 사실은 너무 불쾌한데....너무 쿨하다 못해 비현실적이기까지 하다. 글쎄...정말 이런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까? 한참 뜨거운 연인끼리라면 절대 하지 않겠지만 뭔가 빙빙 겉돌고 있는 연인들이나 현재 애인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면 한번쯤 해볼 수 있으려나?? 그래도...그 뒷감당을 어떻게 하나? 아무리 겉도는 애인이라도 내 애인이 남의 애인이 될지도 모르는 걸 지켜보게 된다는 거....참기 힘들지 않을까? 원래 내 갖자니 그렇고 남 주자니 아까운게 사람 욕심 아니던가?
하지만
재밌는 건 새로운 쾌락처럼 보이는 연인끼리의 셔플 그 자체만은 아니다. 다른이의 연인을 만나면서 그들은 대화를 시작한다. 평소 자기 연인 앞에선 하지 못했던 말들을 꺼내놓는다. 이윽고 새로운 상대를 통해서 제각각 곪아있던 영혼의 상처를 새삼 들여다본다. 그들은 각자의 연애에서 무엇을 얻고자 했던 것일까. 항상 삐걱거리기만 했던 연애...무엇이 문제였을까? 왜 세상의 남과 여는 만나고 헤어지기를 반복하며 허탈해하다가도 또 다시 사랑을 찾고 싶어 하는 것일까?


첫사랑과의 결혼을 앞두었던 어느날 갑자기 파혼을 선언해버린 메이와 부잣집 딸을 만나 신데렐라맨이 됬지만 애인의 파혼 선언으로 하루아침에 연인과 직장을 모두 잃게 된 케이.

활달한 성격에 이성에게 인기가 많지만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기만 하는 연애가 힘들기만 한 캐리어우먼 아이루와 그런 그녀에게 집착하는 스토커 기질의 주식부자 유키.

죽음의 유혹에 빠져 사랑을 알지 못하는 그림 그리는 소녀 카이리와 정체를 알 수 없는 매끈한 신사인 정신과 의사 키쿠링.

끝까지 여자로서 살기위해 항상 남자와의 섹스를 갈구하는 유부녀 레이코와 전쟁터에서 죽어가는 사람의 사진을 찍는 저널리즘에 환멸을 느껴 그라비아 사진가가 된 오지로.


회가 거듭될수록 흥미진진하더니 이들의 셔플이 슬슬 새로운 커플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자니 갑자기 주위에 수두룩한 노처녀 노총각들이 눈에 밟힌다. 세상 모든 선남선녀들을 한데 모아 셔플을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의무적으로 일주일에 한 사람씩 누군가를 만나는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결국은 자신과 가장 궁합이 맞는 상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짝이 있는 사람에겐 지금의 짝을 다시 돌아보면서 평생을 후회하지 않는 인연을 만들 수 있도록...짝이 없는 사람에겐 보다 많은 이성과 만나면서 자신을 발견하도록....이렇게 많은 남녀가 자신의 진정한 반쪽을 찾는다면 좋겠지. 허나 그렇다하더라도 역시 쉽지 않겠지... 많은 사람들은 완벽한 연애를 꿈꾸기보다 완벽해 보이는 결혼에 타협하며 살아갈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