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드라마

2013년 1분기 일드 베스트

갠적으로 이번 1분기는 제일 많은 일드를 본듯하다. 그만큼 볼거리가 풍성했던 듯.

이외에도 디너, 쉐어하우스 등도 있지만, 이번 분기에서 추천하고 싶은 것만 골라 순서대로 정리해본다.

 

1.울지마 하라짱!(泣くな、はらちゃん)

 

 

직장에서 타인과 소통하기 어려워 항상 퇴근후엔 집에서 만화를 그리며 스트레스를 풀던 주인공 앞에 어느날 갑자기 자기가 그린 만화속의 캐릭터가 진짜 사람이 되서 뿅~하고 눈앞에 나타난다.

이차원 네모컷에서만 살아오던 만화속의 인물들이 현실세계로 튀어나와 벌어지는 황당한 에피소드들과 자신의 창조물이 현실로 튀어나오면서 여주인공의 삶에도 바람이 불고...다시 세상과 맞서 열심히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이야기.

 

만화공책이 흔들리면 캐릭터들이 튀어나오고, 다시 공책을 펴면 다시 만화속으로 빨려들어가버리는....

만화인지 드라마인지 분간하기 어려운...만화속의 주인공이 요술처럼 현실세계로 뙇~등장해주시는 이 드라마.....

만화책 주인공답게 행동 하나하나 만화스러운 손짓 몸짓과 온갖 제스추어로 과장해주시는 나가세토모야의 센스와 유쾌함. 그리고 자꾸만 맴돌던 하라짱의 노래~

 

만화인간들은 세상에 나와보니 세상만물이 너무나 아름다워 탄성을 짓지만...곧이어 끔찍한 폭력과 파괴, 자연재해와 온갖 부조리들도 넘쳐나고 있는것을 알고 놀라서 슬퍼 눈물을 흘린다.

그러고 보니....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그런곳이라는걸 잊고 있었네.

 

유치하지만 재밌고, 웬지 마음이 순수해지는 느낌의 드라마...

 

 

 

 

 

2. 마호로 역전번외지

 

 

 

사실, 스토리자체는 그닥.. 평범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이 드라마의 매력은 도쿄 변두리 마호로라는 뒷골목에서 하루벌어 먹고사는 심부름집을 하며 사는 나이브한 일상을 코믹하고 소박하게 보여주는데 있다. 에이타와 마츠다류헤이의 거렁뱅이 캐릭터와 드라마의 빈티지스러운 분위기, 그리고 두 주연의 천연덕스러운 환상콤비 연기가 압권. ㅋㅋㅋ 

인상적인건 이 드라마의 앞뒤 시그날....두 남자가 지저분한 모습으로 거리를 어슬렁거리면서 어그적 어그적 골목길을 걷는다...(자세히 보니, 뒤로 걷는것을 다시 뒤로 영상을 돌린것..ㅋㅋ)

 

엔딩 시그날컷은 이 드라마의 주제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시그널의 명작이다...

허름한 사무실에서 노숙자처럼 살면서 친형제처럼 투닥투닥 뒤엉켜 싸우다가 밥먹을땐 낫토를 돌돌말아 먹으며 키득키득 웃고 늘어지고 퍼져있는 둘의 모습을 볼때마다 미소가 절로 나오는게 이 드라마의 캐릭터들을 보면 각박한 도시생활에 쩔은 스트레스에 지친 머리가 묘하게 힐링이 되는 것 같다고나할까... ㅋㅋㅋ

 

 

 

 

3.언젠가 태양이 비추는 곳에

 

사실 깜짝 놀랬다. 제소자들의 이야기라니...죄짓고 감옥가면 끝이라고만 생각했고, 그 사람들이 사회로 다시 나와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따위 전혀 생각해본적 없었기때문에...이런 드라마가 있다는게 좀 신기했다. 물론, 쥔공들은 원래는 착한 사람인데 어쩌다 그런 죄를 저지르는 그런 설정이긴 하지만.

잔잔한 감동...사회의 그늘에서 소외 되어있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드라마였다. 

 

 

 

4.최고의 이혼

 

 

같은 분기에 에이타군이 마호로의 거렁뱅이와는 전혀 상반되는 매사 꼼꼼하고 깔끔떨고 쪼잔한 스타일의 범생이 남편으로 등장한다. 

활달하고 덜렁대는 아내와 성격차이를 견디지 못하고 매사 티켝태켝....부부갈등의 앙금이 깊어갈 즈음...성질급한 마누라가 먼저 싸움할때 도장 찍어두었던 이혼서류를 관공서에 확~신고해버린다.

 ( 여기저기 일본 드라마에는 이혼서류가 자주 나온다. 이혼서류에 싸인만 하고 바로 관공서에 내면 끝인듯. 일본은 이혼절차가 쉽나? 우리나라는 복잡하다고 들었는데. ㅋㅋ)

쨋든, 법적으로 남남인 상황에서 일단, 동거는 계속하고 있는데....이 부부...사실 마음 한구석엔 서로 미련과 애정이 남아있다.  성격이 극과 극인 이 커플을 통해서 흔히 성격 안맞아서 결혼하고 살면서도 부딫치는 어느 부부에게나 있을법한 이야기들을 아주 코믹하게 캐릭터에 잘 맞춘 세세한 에피소드들로 가득 채워나가는데....대체 이 부부가 어떻게 될까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되더라...ㅋㅋㅋ

결론은....갈라서 보니 알겠더라..너 없이 못살겠다는 거. 그래서 최고의 이혼? ㅋㅋㅋ

 

 

 

 

5. 오토메상

 

 

일본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일본판 고부갈등은 어떤건지 궁금해서 아주 몰입하면서 봤다.

지난번 포스팅한 가족드라마 베스트에서 이미 얘기했으므로 여기선 패스~

일본 중년여성들은 한국 중년들과 좀 다른 듯. 아무리 나이가 먹었어도 여전히 소녀스럽다고 할까.

시어머니가 저렇게 젊고 예쁘면 언니라고 불러야할듯...ㅋㅋㅋ

 

 

 

6. 서점원 미치루의 신상이야기

 

 

로또당첨은 만인의 소원이지만, 막상 당첨되고 난 후엔 어떻게 될까 뜬구름 잡는 생각만 하기 일쑤인데...이 드라마에선 대박 당첨되고 난 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꿈만 같을 줄 알았던 백만장자가 되어

아무에게도 당첨된걸 말하지 않고 먼곳으로 튀었거늘...하루하루 살얼음판처럼 무시무시한 일들이 벌어져 쫓기게 된다.... 몇년을 도망다니다 결국은 그 많은 당첨금 교회에 다 내놓고 맘편하게 살자..로 이야기는 허무하게 끝난다. ㅡㅡ;

돈보따리를 들고 아무리 쉬쉬 잠수를 타고 튀어봤자 가족이나 지인...악연의 그늘까지 벗어날 수는 없는것일까. 그러고 보면, 로또...당첨되도 그 순간부터 정말 걱정투성이일듯. 그걸 밝혀도 걱정 안밝혀도 걱정...^^;; 

 

 

 

7. 야행관람차

 

 

일본판 강남입성기쯤 되려나. 좋은 학군, 좋은 환경에서 뽀대나게 살아보고 싶은 소시민 가족이 무리한 대출을 받아 히바리가오카라는 부자동네에 이사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그런데 일본은 이사오면, 바로 그날 인사하러 가야되는건가? 인사 안다녀서 동네사람들한테 첨부터 왕따당하던데 참 살벌...^^;

돈많다고 다 행복하지도 않고 오히려 껍데기뿐인 가족도 많은...그리 특별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살인사건이 처음부터 등장해주니, 범인과 사건의 전말이 궁금해져 다음편을 꼭 보게 만들더라.

교훈? 뱁새가 황새다리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지고, 돌발행동 자제하자....정도 되겠다. ㅋ

 

 

 

 

8. 비브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참 감탄스러웠다. 책방과 고서에대한 다소 따분스러운 소재와 어찌보면 사건같지도 않은 사건을 들쑤시고 파헤치는데도 이렇게 독특하고 묘한 재미를 주는 드라마가 될 수 있다니..

고서점이라는 배경때문에 조용하고 엔틱한 분위기인데도 탐정추리가 들어가니 수사드라마 못지 않은 스릴이 넘친다.

사건을 너무나 진지하게 추리하는 책방 사람들. 대부분 헌책방에서 대화 나누는게 고작인데 각본이 치밀하니까 사소한 행동하나 대사하나하나가 사건의 단서가 되니 정신차리고 드라마를 봐야 할지경..ㅋ

누가 왜 거짓말을 했을까, 누가 책을 훔쳐갔을까 따위의 작은 사건들이지만, 결국 범인을 알아내고, 그리고 왜 범인이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따듯한 시선으로 짚어준다.

사건하나가 책의 스토리와 얽혀있어 엔딩에서는 책에 대한 이야기까지 덤으로 나와주시니 문학에 대해 그것도 일문학에 대해 전혀 일자무식인 사람도 흥미있게 보게 만든다.

그건 그렇고...진귀한 고서는 몇억을 호가한다니. 과연, 수집가나 애호가가 많은 일본문화의 한 단편을 보는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