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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보름동안 혼자 일본 돌아댕기기 2

보름동안 혼자 일본 돌아댕기기 2

 

 

1. 도쿄에서의 일주일 (2):  지브리 스튜디오, 기치죠치(吉祥寺)역, 고야챔플 먹기

 

오늘은 지브리 스튜디오를 가기위해 오전 부터 기치죠치역으로 향했다. 원래 한정거장 다음인 미타역에서 셔틀을 타고 가라고 되어있었지만, 예약은 오후이고, 지도상으로 볼땐 기치죠치가 더 가까워 겸사겸사 역 근처를 둘러보고 이노카시라 공원 (井の頭公園)에도 들를겸, 기치조치역으로 향했다.

역에 내려 앞 시장골목을 돌아다녀보니 싸고 맛있는 가게가 많았다.

 

 

 

이 동네의 명물인 멘치카츠, 고로케를 팔고 있는 가게 사토우.....오전부터 사람들이 줄을 꽤 서있다.

이번 도쿄여행에서 기치죠치역이 가장 맘에 들었다. 서민적이면서도 세련된 좋은 맛집, 옷가게들이 많아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역 앞의 시장골목을 지나면 공원입구로 들어가기전, 옷가게들이 쭉 나타나는데 남미풍의 소품이나 멋스러운 옷들을 팔고 있다....

싸이즈도 펑퍼짐하니 편하고 예쁜 블라우스 한벌도 지르고(의외로 일본엔 큰사이즈 예쁜 옷이 많았음)....

회전초밥집에서 배도 잔뜩 채운다음.....이노카시라 공원으로 들어가본다.

 

 

유명한 일본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의 로케지였던 이노카시라 공원...토요카와에츠시와 토키와타카고가 여기서 보트를 같이 탔던가?? ㅋㅋ 

 

 

시원하고  조용하고 북적대지 않아 호숫가 벤치에 죽치고 앉아서 시간을 보내도 좋을 그런 곳이었다.....

 

 

 

 

이노카시라 공원에서 지브리 가는 이정표가 군데군데 달려 있고 걸어서 15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지브리 미술관이 있었다.

입구에 도착하니 토토로가 매표소안에 앉아있다. ㅋㅋ

티켓은 한국에서 출국하기 몇주전에 대행사를 통해 배송비까지 총 16,000원을 들여서 구입해갔는데 지브리 티켓은 1000엔이지만 정작 현지 일본인들도

구하기 쉽지 않다고 한다. 숙소의 일본애들이 내가 지브리 다녀왔다고 하니까 자기들도 아직 못가봤다면서 지브리티켓좀 보여달라는 말을 한다.

 

사진의 영화필름처럼 된게 바로 지브리 티켓이다.....지브리 애니의 한 장면 세컷트가 붙어있다. 그외는 기념품샵에서 구매한 물건들...

지브리는 완전 예약제로 방문객수를 제한하고 있는데 가보니 그 이유를 알것 같았다. ㅡㅡ;;

 

 

입장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관람객들.....

지브리에선 사진을 찍을수없어 사진이 없지만....스튜디오는 무슨 마법의 성처럼 아기자기하게 아주 잘 만들어놨다. 애들은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데 전체적으로 생각보다 좁았고....명성에 비해선....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닥 볼게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스튜디오가 그리 넓지 않기때문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 굉장히 혼잡할것을 우려해 소수만 예약제로 입장시키는 듯하다.

절반이상은 중국인이었던 듯.  대충 둘러본 뒤 소극장에서 10분짜리 애니를 상영해주는걸 봤는데 나는 이게 젤 재밌었다...^^;

 

 

 

 

  

 

 

 

 

지브리 스튜디오 구경을 끝내고 다시 기치죠치역으로 향한다. 저녁을 먹기엔 좀 이른 시간이지만 특별한 음식을 먹어보기 위해 한 식당을 찾아갔다.

최근에 본 일본드라마 "서점 걸" 에서 주인공이 즐겨 먹은 "고야챔플"이라는 음식을 한번 먹어보기 위해서다.

 

일본드라마에서 주인공 여자는 항상 바처럼 되있는 식당에 가서 이 고야챔플과 생맥주를 시켜먹으면서 하루의 스트레스를 푸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는데...

대체 고야챔플은 어떤 음식인지..그리고 어디를 가서 먹어야 되는지 궁금해서 마침 게스트하우스에 있던 일본 청년에게 물어봤더니 자세히 가르쳐주었다.

원래 오키나와 음식이고 일본가정에서 자주 해먹는 음식이란다... 그가 기치죠치역 근처 "류큐"라는 가게를 구글링해서 알려주었다.

 

가게를 찾아가 안으로 들어가보니 바처럼 되있는 키친에는 여자인지 남자인지(?)모를 외모의 주인장과 한 여자손님이 얘기를 하고 있었다.

용기를 내어 말을 걸고..나는 일본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고야챔플을 먹고 싶어서 한국에서 일부러 이곳을 찾아왔고, 다음주에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공연을 보러 나가사키로 갈 거라고 얘기를 했더니... 내게 흥미를 갖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 시작했다.  뒤이어 들어오는 손님들과도 가게를 나올때까지 즐겁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고야챔플은....고야라는 쓴 채소와 돼지고기(?)와 야채를 함께 볶아 낸 음식으로 실은, 조금 누린내가 나서 그닥 맛있다고 할수는 없었지만 고야가 몸에 좋은 채소라니 한번 맛볼만은 할듯. 오키나와산 파인애플로 담근 술을 권해주길래 함께 먹었는데...계산할때보니 약간 바가지를 쓴 느낌이.....^^;;

 

그러나, 처음 본 일본 현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할 수 있어....정말 좋았다!!! 혼자씩 찾아오는 손님들이 바에 둘러앉아 모르는 사람들끼리 이런 저런 애기를 두런두런 나누는데....우리나라엔 이런 분위기가 없는듯. ^^;;

 

카리즈마있는 가게 주인장(마마라고 부르는 듯)은 어떤 말을 해도 다 응수해줄것 같은 느낌이고, 가게를 찾아오는 손님들도 주로 단골이거나, 오키나와와 관련이 있는 분들이 대다수인듯하니...사람냄새 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배여나오는 그런 공간이었던 듯 싶다.

 

사진은, 이번 도쿄여행에서 6일간 머물렀던 레트로메트로 게스트하우스...

아사쿠사에서 가깝고 인테리어도 예뻐서 묵게되었는데, 이곳 게스트하우스에는 서양애들과 일본 각지방에서 놀러온 젊은이들로 북적댔지만 정작 모르는 사람들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기란 쉽지 않은 다소 썰렁한 분위기였다고 할까.  역시 도쿄는 도쿄였다. 사람들 분위기는 삿뽀로나 나가사키같은 지방이 훨씬 좋았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