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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보름동안 혼자 일본 돌아댕기기 4

보름동안 혼자 일본 돌아댕기기 4

 

1. 도쿄에서의 일주일 : (4)  도쿄도청전망대, 롯본기(六本木), 아자부주반 마츠리(麻布十番祭り),

긴자(銀座), 요요기(代々木),하라주쿠(原宿)

 

 

 

 

오늘은 신주쿠 도쿄도청앞역으로 가서 도쿄도청 무료 전망대를 올라가 보기로 했다.

 

전망대는 북쪽, 남쪽 두곳이 있었는데 북쪽을 먼저 올라갔다. 도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야경을 봤더라면 더 좋았을테지만...날씨가 좋으면 후지산도 보인다는데...이렇게 시내를 내려다 보니 기분이 좋다.

 

전망대를 내려와 남쪽도 비슷하겠지 싶어 그냥 가려고 했으나, 웬일인지 남쪽 전망대쪽에 사람이 줄을 많이 서있다....갑자기 호기심이 땡겨서 남쪽 전망대까지 올라가 보고 왔다.

 

뭐 결론은...남쪽도 풍광은 비슷했으나 남쪽 전망대에는 기념품샾이 있어, 가이드가 사람들을 몰고와 줄이 길게 서있었던것이 아닐까 싶다. ^^;;

 

전망대를 내려와 도청을 올려다보니 엄청난 규모로 우뚝서있는 도청 건물은 마치 웅장한 철옹성 같다. 도청건물이 왤케 큰걸까?

 

다음은 이곳에서 가깝다는 러브조각상을 찾아보기로 했으나....도통 어딘지 알수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물어봤으나, 일어가 짧아 알아듣기도 힘들었고 12시까지는 일본 언니들을 롯본기에서 만나기로 했으므로, 아쉽게도

일본 드라마에서 단골로 나오던 그 러브조각상은 끝내 포기. ㅜㅜ

 

서둘러 롯본기역으로 가서, 일본 언니들과 만나, 근처의  케익가게로 들어가 점심도 먹고 오후 내내 그곳에서 수다를 떨면서 보냈다.

 

사실 이번 도쿄여행은 일본 언니들과 여유있게 만나고 싶어서였다. 언니들이 말을 빨리 하는 바람에 대화를 못알아듣기도 했지만 그래도 몇년만에 얼굴을 보니 반갑고 기뻤다.

 

일본사람과 사귄다는게 사실은 쉽지가 않다. 언어의 문제도 있지만, 친하려고 해도 좀처럼 친해지기가 힘든 묘한 구석이 있기때문이다. 한국에서 선물을 준비해갈때마다 어려움을 느끼는데 뭔가 바리바리 싸들고 가도, 일본 언니는 무겁다며 별로 좋아하지 않는것 같다. 하지만 간단히 한가지만 덜렁 갖고 갈수없는 나도 어쩔수없는 한국여자지 싶다.

 

 

롯본기의 케익집에서 먹은 케익들...이 가게가 일본에서 두번째 쵸코렛 장인의 가게라고 하는데....쵸코렛 맛은...음...촉촉하고 달지 않았다고 할까.

저녁무렵 언니들과 헤어지고...마침 축제를 하고 있다는 아자부주반으로 향했다.

 

 

아자부주반역을 나오보니 엄청난 인파가 골목마다 몰려있다.  이 더운 여름날...젊은이 대다수가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사람들로 복작복작 붐비는 길가에서 포장마차에서 팔고있는 각종 음식을 사먹고 돌아다니면서 시끌시끌 즐거워들 하고 있었다.

 

 

 

 

아주 붐비는 서울 명동같은 느낌이랄까. 그러고 보니 일본애들은 길에서 뭘 먹고 돌아댕기는걸 본적이 없다. 길에서 뭘 먹을라치면 힐끗힐끗 사람들이 쳐다보니 그러면 안되는 분위기라고 할까. 편의점에서도 먹는 공간은 전혀 찾아볼수없다.

한국에선 흔하디 흔한 길바닥에서 자유롭게 먹고 놀기의 문화가 일본에서는 이렇듯 마츠리라는 공간속에서만 허용이 되기때문에 많은 일본애들이 찌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붐기는 거리에서 이것저것 사먹으며 좋다고 바글거리고 있던 것일까..ㅋㅋㅋ

 

 

어찌됏든, 드라마속에서만 봤던 마츠리를 처음으로 보게 되어 좋았다. 복작거리는 틈에서 뭘 사먹고 싶은 맘은 별로 안들었지만.   8월 여름은 일본 각지에서 유명한 전통마츠리를 하는 모양인데 시기가 안맞아서 아자부주반 상가의 마츠리를 한번 둘러본것으로 만족하고....이제 숙소로 돌아간다. 그러고 보니 벌써 오늘이 도쿄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일드 팬으로써 도쿄의 이곳저곳을 천천히 둘러보고 싶어서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  기치죠치, 신주쿠, 우에노, 아사쿠사, 오다이바....

 이외에도 가쿠라자카라던가 더 가보고 싶은 곳도 많고 더 세세히 돌아다녀보고 싶지만...내일은 도쿄에서의 마지막날... 오전중에 긴자를 한번 돌아본뒤 카마쿠라로 이동해야 한다.  

 

도쿄의 마지막 밤...스카이트리의 네온이 너무 예쁘다....숙소근처의 아사쿠사를 다시 한번 어슬렁거리다가 돈가스집을 발견하고 저녁을 때웠다. 꽤 유명한 가게인듯 연예인의 것으로 보이는 싸인과 사진이 걸려있었는데 가게 이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

돈가스를 먹어치우고 밖으로 나와보니 바로 근처에 그 유명한 아사쿠사 실키푸딩 가게가 보인다. 일본에 오면 나는 항상 푸딩을 사먹는다. 양도 많고 가격도 싼 일본 푸딩...실키푸딩은 편의점보단 비싸지만 이름처럼 입에 비단을 문듯 부드러웠다.

후식까지 먹어치우고 숙소로 들어가 아픈발에 휴족시간을 덕지덕지 붙이고 잠을 청한다.

이번 여행은 행선지를 대충 정해놓고 그때 그때 기분내키는 대로 여행을 하고 있다. 짧은 여행기간 무리한 스케줄로 동으로갔다 서로갔다 분주했던 여행에서 벗어나 유유히 발길닿는대로 가고싶으면 가고 좋으면 쉬었다가다보니....체류기간에 비해 많은곳을 다니지는 못했지만...

구글지도만 있으면 별 준비안해도 어디든 갈 수 있고...데이타 무제한 로밍을 걸어논 휴대폰으로 SNS도 실컷 할수있으니 혼자 여행이라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천천히 돌아댕기는 데도 불구하고....매일 매일 다리가 아프고 지쳐, 한곳에 머물러 죽때리는 바람에 가봐야 할곳을 패스해버리게 된다. 

게다가 배는 왜 그렇게 금방 금방 고파오는지.....아직 여행은 열흘이나 더 남아있는데.....

 

 

 

 

다음날 아침 도쿄의 마지막날...자주 타고다녔던 긴자선이지만 긴자역에 내려본적이 없어 마지막으로 긴자역으로 향해본다.

럭셔리의 대명사 긴자역에서 나와보니 오래되서 유명하다는 와코백화점이 있다. 그 옆의 음반가게에서 후쿠야마 마사하루의 한정판 타올이 붙어있는 CD를 장만하고... 긴자도오리로 향해본다.

 

 

 

주말엔 차가 다니지 않는다는 긴자도오리. 한번쯤 들어본 온갖 명품가게가 전부 모여있다.

 

 

화려한 간판의 스왈로브스키 귀금속점....명품샵에는 큰손 중국관광객들이 바글거리고 있었다.

 

 

 

옷 잘입는 긴자거리 도쿄 여인네들을 바라보면서...가부키좌에도 한번 들러보고....이제 슬슬 카마쿠라로 가보기로 한다.

 

그런데...갑자기 환승역인 신바시에서 요요기 공원에 가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제 도쿄에 언제 와보나. 마지막으로 더 한곳만..들려보자.

결국, 하라주쿠역으로 발길을 돌렸다.  실은, 요요기 공원에서 무슨 페스티발을 한다는 정보가 있었는데 그곳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역에 내려보니 마침 일요일이라 관광온 외국인과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요요기 공원은 역 바로 뒤에 있었는데 그걸 몰라 한참을 역주변에서 헤맸다. 아무리 구글 지도를 들여다봐도 어디가 어딘지 아리까리..네비를 켰지만 전파가 느린데다 사용법이 익숙치 않아서인지 길을 헤매버렸다.

 

보름동안 입을 옷을 캐리어에 넣다보니 10키로가 넘었는데 여행 6일째에는 더 무거워졌다. 코인락커를 찾기도 귀찮고 돈도 아깝고...무거운 캐리어를 질질끌고 댕기면서 하라주쿠역 근처를 한바퀴 돌아봤다.

 

서양관광객도 많은데다 일본 청소년들로 북적대고, 만화에서 나오는 레이스달린 공주옷을 입고 돌아댕기는 애들도 있고, 그런 아기자기하고 특별한 옷이나 소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하라주쿠역에는 여러가지 재밌는 만화 광고간판도 많았는데...길을 헤멘데다 짐때문에 신경이 곤두서서 사진을 못찍은게 아쉽다.

 

요요기공원 입구를 드디어 찾아 들어가보니 청카바를 입은 남자들 한 무리가

춤을 추고 있다.  공원안에도 이렇게 축제를 준비하는 듯, 춤연습을 하는 아이들, 어른들이 많이 있었다.

 

 

잠시 쉬면서 돌아본 요요기 공원은 탁 트이게 넓은데다 북적대지도 않고 시원한게 좋았다. 길은 좀 헤맸지만 역시 요요기에 와보길 잘했다.

 

평평하고 넓은 녹지에 삼림이 우거져 시원한 그늘아래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쉬고 있는 사람들....젊은 남녀들이 뺑 둘러앉아 야외 모임을 하고 있거나, 삼삼오오 모여서 댄스연습을 하고 있는 여학생들....축제준비로 사미센을 치면서 일본 전통 춤을 연습하는 아저씨들....(일본의 이런 마츠리문화가 부럽다) 자유롭고 한가롭고 열정적인 도쿄 주민들의 삶이 공원안에 다 모여있었다.

 

 

 

결국, 요요기 공원에서 한다는 페스티벌장은 끝내 발견하지 못하고(공원입구가 아니라 건너편에 있다는걸 나중에 알았으나) 시간이 없어 카마쿠라로 발길을 옮겨야 했지만...ㅜㅜ 말로만 들었던 요요기와 하라주쿠를 가봤으니 , 만족. ^^;; 

 

이제 오후나로 가는 JR전철을  타러 간다. 오후나역 여행센타에서 내일 사용할 카마쿠라 에노시마 일일 프리패스(700엔)을 구입하고 천정에 레일이 달린 쇼난 모노레일을 타고 카마쿠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내일부터 시작될 에노시마 여행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