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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엄마와 함께 큐슈배낭여행--네째,다섯째날 미야자키,후쿠오카


네쨋날, 미야자키 우도진구, 아오시마, 산멧세니치난

아침 일찍 일어나보니, 호텔방 텔레비젼에서 한국어 강좌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ㅋㅋㅋ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텔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자니, 드디어, 누군가 우리를 찾아왔다.
미야자키에 살고 있는, 바로 그 일본블로그의 주인공...
2년전, 야후재팬검색하다 우연히 알게된, 이 일본인 아줌마의 블로그엔 한국영화며, 드라마에 대한 정보가 가득했었다. 한국사람인 내가 오히려 그 블로그에서 한국드라마의 정보를 알 정도로 한국통이었다.
말로만 듣던 한류팬...한국드라마를 보면서 수다를 떨고 있던 일본인들이 좀 신기하고 재밌길래, 나도 이런저런 한국소식의 댓글을 달게 되었고, 자주 찾아가게 되었다. 결국, 큐슈에 가게 된 참에 블로그의 주인장을 직접 한번 만나보고 싶어서, 미야자키까지 오게 된것이고, 관광지 안내까지 받게 된것이다. 

나보다 무려, 10년 연상의 여자분이었는데, 나하고 친구처럼 보일만큼 젊어보였다. 켁.
가만보면, 일본언니들은 나이보다 다들 젊어보이는 듯... 왜지?


일본언니의 자가용을 얻어타고, 드디어 미야자키 구경길에 나섰다. 미야자키는 옛날부터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곳이었다고. 요즘은 해외로 많이 간단다. 그럼 요즘 일본사람들은 주로 해외여행은 어디를 가냐고 물었더니 하와이란다. 일본사람들은 하와이를 많이 가고 싶어한다나. 가로수를 보니 이곳을 하와이라고 해도 모르겠다고 했더니..바로 그래서 미야자키로 신혼여행을 자주 왔던거라고....
 

내가 일본어를 잘 못해, 의사소통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그 언니는 한국드라마보는게 취미고, 나는 일본드라마를 보아 온 탓에, 대충 대충 한국말 일본말 섞어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루종일 나눌수 있었다.
소지섭팬이라 공익근무하는곳까지 찾아 갔었다는 이언니...내가 하는말을 대충 다 알아듣더라...ㅋㅋㅋ

처음으로 간 곳은 우도신궁.....


그 일본언니의 블로그는 현재 한국에서 방송하고 있는, 한국드라마의 회차별 줄거리 포스팅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고, 방문자도 꽤 많다. 나는 그 블로그의 주인장을 한번쯤 만나고 싶었다. 대체 어떤 분이길래 나도 안보는 한국드라마를 그렇게 열심히 보고 있는 건지....
 
대체 한국드라마를 왜 보세요 물어보니까, 옛날 일본에도 한국드라마 처럼 가족이 나오는 드라마가 많았는데, 요즘 일본드라마는 그렇지 않단다. 한국드라마는, 옛날 생각이 나고, 따듯하기 때문에 보게 된다고....
음.....그랬구나.....한국드라마가 따듯한가??  막장에다, 걸핏하면 부모가 자식연애사에 간섭하는게 자주 나와서 난 짜증나던데...ㅋㅋㅋ

우도신궁으로 들어가는 입구.


우도신궁은 바닷가 깍아지른 절벽아래의 동굴속에 신사가 있었다. 사진속의 인물이 바로 내가 만난 일본인 언니..우도신궁은 뭐하는 곳이냐고 물었더니...자기도 잘 모르겟단다...여기 살지만 몇년만에 와봤다고...ㅋㅋㅋ
하기사, 나도 막상 외국인이랑 만약 동네의 관광지에 같이 간대도 마찬가지 였을듯....ㅋㅋㅋ
여행책자에는 출산과 결혼을 위해 빌러오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되어있었다.


우도진구로 내려가는 돌계단틈에 부지런히 돌아다니고 있는 빨간게....나는 살아있어도 빨간색인 게를 첨봤다.
살아있는 게는 하얗거나 갈색아닌가? 해물탕에 끓여야만 빨갛게 되는 건줄 알고 있었는데. ㅋㅋㅋ


저 바위위에 꼭 버섯이 피어있는것 같다.


용암이 굳은건가?? 악마의 소굴같은 기분나쁜 바위......


만지면 병을 낫게 해준다는 토끼....사람들이 앞에 서서 기도하고 있었다.


이건, 일본의 신사에 가면 항상 있다. 혹시 한글로 쓴게 있나 찾아봤지만 없었다. 일전 도쿄여행때, 일본침몰이라고 씌여있는 한글을 보고 당혹했던 기억이...^^;


바위의 새끼줄로 둘러싸인 곳에 패인 작은 홈속으로 돌을 던져 맞추게 되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아무돌이나 던지는게 아니고, 글씨가 새겨진 공기돌을 여섯개에 백엔씩 판매하고 있었다. 물론, 나도 돌멩이를 사서 던졌는데, 겨우 하나 들어갔다. 생각보다 멀어서 잘 안들어간다. 그래도 들어갔으니 다행. ㅋ

 
버스가 예뻐서 찰칵~

우도진구를 나와서 호리키리토케라는 식당에서 치킨난반을 먹었다. 미야자키 유명음식이라던데 맛은 별로..
다음은,  도깨비빨래판으로 유명한 바닷가인 아오시마로 향한다.


과연, 특이한 해안가였다. 저렇게 생긴 해변이 광활하게 펼쳐져있었다. 가이드북에도 도깨비빨래판해변이라길래, 입구에 도깨비모형이라도 서있줄 알았더니...좀 썰렁했다. 도깨비가 "빨래감 있으면 주쇼~ 빨아드릴테니" 이렇게 말하고 서있으면 재밌었을것 같은데...ㅋㅋㅋ
빨래판얘기를 하자, 일본언니왈, 한국에선 정말 빨래판으로 빨래를 하느냐고 묻는다. 자긴 빨래판을 본적이 없댄다. 한국드라마에서는 화가날때, 주부가 빨래판에 대고 막 빨래를 박박비비는 장면이 나와서...궁금했단다.

엥? 빨래판을 본적이 없다니....요즘은 세탁기를 주로 쓰기때문에 빨래판은 잘 쓰지 않지만, 주로 할머니들이 옛날 습관대로 빨래판을 쓰시는 분도 있으니까, 드라마에서 가끔 나오는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그런데....빨래판을 아예 못봤다니...좀 쇼킹..

바다위의 다리를 건너 아오시마 신사가 있는 섬안으로 들어간다. 
해변이 어떻게 저런 모양이 됐을까...신기하다.

아오시마 신사....


이제, 가짜 모아이가 있는 산멧세 니치난으로 향한다. 호주에 있는 진짜 모아이가 있는 부족의 허락을 받아서 이곳에 세워졋다고 한다. 진짜와 정면을 보고 서 있는 것이라고.




오른쪽에서 두번째의 모아이를 만지면, 재물운이 좋아진단다. 모아이 하나하나 만지면 좋아지는 여러가지 운이 있었는데, 나는 전부 다 만지고 나왔다. ㅋ


일본인 가족과의 만남

산멧세 니치난을 나오자, 저녁시간이 다 되어간다. 일본언니는, 아들과 남편을 불러서 같이 우리와 같이 식사를 했다. 한국에 있는 꼬치요리집같은 곳이었는데, 닭요리가 풀코스로 나오는 집이었다. 언니야 그럭저럭 괜찮은데, 일본인 아저씨와 소년과의 만남은....약간 긴장이 되서.....닭고기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몰랐다.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한국에서 본 일본영화며, 일본드라마 얘기...중간에 들렀던 여행지, 아소산이나 쿠마모토성, 벳부나 유후인온천 이야기를 하다보니 두서너시간이 후루룩 지나갔다. 

그날은, 야간기차를 타고 후쿠오카로 다시 올라갈 예정이었는데, 일본인 가족들은 기차타는 시간까지 집에서 잠깐 쉬어가게 해주었다. 덕분에 살고 있는 집까지 방문하게 되었다. 가지고 간 김세트를 선물로 내놓고, 기차시간까지 한시간정도 그 집에 머물렀다.
일본드라마에서 봐온대로, 단독 주택가가 양쪽으로 늘어서 있었는데 주변에 빌딩이 하나도 없이 너무도 조용하고 공기도 맑았다. 저녁노을이 너무 예뻐서 한 컷~ 밤에는 하늘에 은하수까지 보였다....
참 좋은 곳에서 살고 있었다....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꿈꾸는 그런집이라고 할까....ㅎㅎㅎ

일본인이 집에 사람을 초대하는 건 대단한 일이라고 들었는데....생전 보지도 못한 한국인인 우리가 큰 폐를 끼치는 것 같아 죄송스러웠지만, 일본인 가족을 만나고, 사는 집까지 가본것은 이번여행의 클라이막스였다. ㅋㅋ
마치 일본드라마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엄마사마도 " 일본사람들이 참 친절하고 좋구나.." 라면서 흡족해 하셨다.

일본인 아저씨왈, 한국에 몇번 가봤을때 먹은 김치가 일본에서 먹은것 보다 맛있었다..고 하니 한국에 돌아가면 김치를 보내드리겠다고 했다. 단지 인터넷에서 알게 된 사람일뿐인데, 승용차로 관광지 안내에다 저녁식사대접, 집에까지 초대받았으니 너무 감사할 따름...뭔가 보답을 하고 싶어 말은 덜컥 해놨는데...근데 대체 일본까지 김치를 어떻게 보내지? ㅡㅡ;;

드림니치린을 타고 후쿠오카로,

일본인 가족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이제, 후쿠오카로 가는 야간기차 드림니치린을 타러 미야자키역으로 갔다. 오늘밤의 숙소는 기차안이다. ㅡㅡ; 사실 호텔을 잡으려고 했지만 그날 마침, 일본의 공휴일이라서 그랬는지 빈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몇십만원주고 특급호텔에 머물기엔 좀 부담이 커서 차라리 시간도 벌겸 야간기차를 타고  아침일찍 후쿠오카에 도착, 다자이후에 가기로 한 것이다. 사실...엄마가 걱정이 되어서 많이 고민했지만....만약 너무 피곤하면, 후쿠오카의 숙소에 아침 일찍 가서 쉴수있도록 부탁해놓고 .... 드림니치린을 탔다.

의외로, 드림니치린을 타는 사람이 많았다. 낮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우루루 기차에 들어오는 사람들..
노인분들도 있었다. 타자마자 모두들 의자에 누워 잠을 자기 시작...ㅎㅎ
의자에 누워 자다깨다 하다보니 어느새 새벽이 되어 하카타에 도착해있었다. 미야자키에서 후쿠오카까지 바닷가를 지나는 철도길이 아름답다던데...밤이라 그 풍경을 못보니 아쉽...지만,
드디어 여행 다섯째날이 시작되었다.


다섯째날, 다자이후 텐만궁, 큐슈온센무라 스쿠시노유, 캐널시티하카타

야간기차로 밤을 새신, 엄마사마...다행이 괜찮다고 하신다. 아침 6시20분에 하카타역에 도착하니, 문을 연 가게 하나 없다.....어쩔수없이....곧장 다자이후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아침 6시반에 문을 연다는 다자이후 텐만궁에 들렀다가 근처의 온천에서 피로를 풀기로 한다. 

 jr패스를 뽕뽑기위해, 하카타역에서 쿠마모토로 가는 릴레이츠마베를 타고, 후츠가이치역에서 내렸다. 후츠카이치역에서 니시테쓰 전철역 후츠가이치역으로 걸어갔다. 역무원에게 길을 물어봤지만, 무슨 말인지 아리까리...이른 아침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한 20분정도 길을 헤메다가 겨우 역을 찾았다.  JR후츠가이치역에서 내리면, 왼쪽길로 쭉 내려갈 것(철길쪽 말고). 한참 가다 미니스탑이 나오면 길을 건너서 그쪽 골목으로 꺽어질 것, 한참 올라가면 길 끝에 철로가 보이고, 왼쪽으로 꺽으면 바로 전철역이 나옴. (나중에 이 길로 가는 분은 참고하시라. 아무리 뒤져봐도 이 길에 대한 정보는 없더라..)
니시테스 후츠가이치역에서 150엔을 주고 표를 끊고 다자이후까지 가는 전철을 탄다. 얼마 안가서 종점. 다자이후역에 도착했다. 일본지하철은, 노선도에 도착할 역이 얼마인지 확인하고 그 금액의 표를 끊는것이 방법.


다자이후역에 도착해서 오른쪽으로 꺾으면 바로 큰 도리이가 보이고, 상점가가 나타난다. 거기서부터 다자이후 들어가는 길.




이른시간인데도....다자이후에는 떼를 지어 단체관광온 한국인들로 붐비고 있었다. 다자이후는 학문의 신을 모시는 신사로 신사앞에는 시험합격부적같은걸 잔뜩 팔고 있었다. 후쿠오카에 가면 꼭 들르는 곳이라던데, 과연 여태껏 본 신사중에서 제일 예뻣던 것 같다. 대문 몇개를 지나면 다자이후 본전인데....아쉽게도 사진은 여기까지밖에 찍지 못했다. 밧데리가 다 되서..^^;;


다자이후를 다녀와서, 근처의 히카에리 온천인 스쿠시노유를 찾아가기로 한다. 다자이후역에서 왼쪽으로 길을 건너면, 버스 정류장이 있다. 내산이라고 씌여있는 버스를 타고, 8분정도 간다.(물론, 타기전에 물어볼것, 큐슈온센무라 스쿠시노유 갑니까? 주둥이가 길)
버스에서 내리면 금방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더니...이거 원...시골동네길을 두리번 거려봐도 온천이 어디에 붙어있는지 알수가 없다. 길에서 만난 아저씨에게 물어봤더니, 따라 오라길래 부지런히 따라갔다. 한 10분쯤 산길로 걸어 들어가니, 드디어 온천이 나타난다. 중간에 이정표도 나오고....
온천건물로 들어가니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고 다리가 풀린다. 입구에서 부터 맥이 빠져 두리번 두리번 어리버리 하고 있으니 주인아줌마가 나와서 신발은 10엔내고 락커에 넣고 자판기에서 온천입장권 뽑고 안으로 들어가면 탈의실이 있으니, 어쩌고 저쩌고 자세히 알려준다.
드디어 온천욕조로 풍덩~ 이제야 살것 같다. 밤샘피로가 말짱 가시는 것 같다.

욕조에 앉아있으니, 먼저 와 있는 아줌마들이 말을 건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놀라는 눈치...자기도 한국에 가본적 있다며 한국화장품 많이 가지고 있다며 서툰 한국말로 인사한다. ㅋㅋ 나도, 여기 찾아오느라고 힘들었다...엄마랑 큐슈일주하고 있고 오늘이 마지막으로 후쿠오카에서 쇼핑하려는데 뭘 사야되는지 모르겠다....이렇게 저렇게 맞장구를 쳤다. 원래 한국에서는 남하고 말 잘 안하는데....여기선 내가 먼저 말을 걸고, 걸어오는 말에 말을 더 붙여서 수다를 떨었다. 외국에서 살아남으려면 자꾸 지껄여야 한다. ㅋㅋ 결국에는 뜻하지않았는데도 아줌마가 승용차로 역까지 바래다 주어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우리는 운이 좋았지만, 이 온천에서 역으로 갈때는 택시를 불러달라고 해서 가는편이 좋을 것 같다.

엄마사마왈, " 일본사람들 진짜 참 친절하다 야. 우리나라 사람 같으면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하겠니 "

지금 생각하니, 재미있는 만남이었다. 한국에서 대중목욕탕 가본게 몇십년전 일이다보니....
빨개벗고 만나서 수다떠는것도 재미있네. ㅋㅋㅋ

온천을 마치고, 후쿠오카의 숙소에 도착, 오후 늦게까지 숙소에서 피로를 풀었다.
쇼핑을 하기위해 캐널시티 하카타로 향했다. 캐널시티 하카타....정말 잘해놨다.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 아이들을 위한 공연이었던 듯.
엄마는...귀국선물을 뭘 사냐며 고민하면서 여러차레 둘러보았는데, 역시 한국보다 비싸다...
결국 지하1층에 과자가게에서  하카타 토리몬을 몇개샀다. 먹어보니 이게 젤로 맛있었던 듯. 이 과자 사실분은하카타항 면세점에서 구입하시길....1050엔짜리가 1000엔에 판매되고 있었다. ㅜㅜ

이밖에도 나카스라던가 텐진이라던가 가볼곳은 많았지만, 숙소로 가서 일찍 잠을 청했다.
내일 아침은 하카타항으로 가서, 부산으로 들어가는 배를 타야 하니까.
후쿠오카에서는 한국인 민박집에 머물렀는데, 관리인도 없고, 텔레비젼도 안나오고, 세면시설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불편했다. 말 그대로  역에서 가깝고, 싼거 외에는....주변도 유흥가여서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다른 숙박객들도 모두 밤이 늦어서야 도착을 했다.
마지막날 피곤을 풀기위해서 좀 좋은 호텔에서 쉬었다면 좋았을 것을..좀 후회가 되었다.


여섯째날,,,하카타항에서 부산으로

여섯째날, 아침 일찍 하카타항으로 가서 부산으로 가는 배를 탔다. 부산항옆의 저 섬은 오륙도인가?
부산에 다다르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장난감 이웃나라에서 돌아온 느낌? 만화랜드에서 현실로 돌아온 느낌?

하카타항의 작고 호젓한 분위기와는 달리, 
항구가 보이기 시작해서도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웅장한 항만시설...
갑자기 부산항이 굉장히 커보였다. 

큐슈의 아기자기한 목조건물과 달리, 주위엔 높이 솟은 산에 빼꼭이 들어찬 고층아파트....
도로엔 장난감같은 소형자동차, 시동을 끄면서 천천히 다니던 버스가 아닌,
무섭게 쌩쌩 달리는 버스와 중형차들.....엉덩이가 낄 일 없는 버스안 넓은 의자.
갑자기 한국의 차들이 넓직넓직하고 한국의 집들이 큼직큼직해보였다.

거리의 할머니들은 알록달록한 옷들을 입으시고..덩치가 큰 사람도 많고...
거리의 쓰레기통에는 쓰레기가 넘치고, 건물들이 지저분한걸 보니
드디어 ....한국에 돌아왔구나. ㅋㅋ

부산터미널의 한식당에서 얼큰한 갈치정식을 시킨 엄마는, 그제서야 맛있게 음식을 드셨다.
일본음식이 입에 안맞으셨던 엄마왈, " 싸고, 맛있고, 야 우리나라가 제일이다... "

가난한 딸내미때문에 노인네한테 배낭여행이나 시킨게...좀 미안했지만, 별탈없었던게 다행이다.  
부산에서 용인까지 고속버스를 타고, 밤늦게서야 집에 도착, 이렇게 해서, 장장 5박6일의 큐슈여행이 무사히 끝났다. 

출발할때는, 장장 6일동안, 길을 헤매지 않을까, 나 혼자서 엄마를 모시고 잘 다녀올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하루하루 예상했던 스케줄을 밟아보니, 비교적 순탄한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인터넷에서 본 많은 사람들의 블로그가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미 남들이 올려논 사진을 미리 많이 보았던 터라, 처음 가본 관광지도 낯설지 않았고....ㅋㅋ 
총 비용은 일인당 8십오만원정도...료칸에 가지 않았다면 7십오만원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6일동안, 일본의 기차는 신물나게 타봤고, 택시, 버스, 전철, 노면전차...모두 타봤다. 일본인들은 소문대로 친절해서, 짧은 일본어라도 길만 물어볼 수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한국에서도 3일이상은 여행을 떠나보지 않았던 내가, 6일동안을 외국에서 보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하다. 

이제 웬지 무엇이든 잘 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행이란, 이렇게 뭔가를 다르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로구나....
.......또 가고 싶다....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