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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엄마와 함께 큐슈배낭여행--세째날 유후인상점가, 벳부지옥, 미야자키



료칸에서 아침을 먹고 체크아웃, 아침부터 천천히 유후인 상점가를 둘러봤다. 유후인역에서부터 쭉 늘어선 상점가를 지나 긴린코호수까지의 산책길....원래 40분 정도의 거리로, 천천히 왕복 2시간 정도면 되겠지 생각했는데, 웬걸...뜻밖의 예쁜 물건들에 혹해서 가게에 들어가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리다 보니, 기차시간에 늦을까봐 부랴부랴 서둘러 역으로 돌아왔다. 한나절쯤 여유있게 시간을 두고 이런저런 가게들에 들어가 구경하면 좋을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소문대로 유후인의 상점들은 그 자체로 건물들이 독특하고 무슨 영화세트장같이 아기자기한게 볼만했다. 쇼핑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들어가서 사고싶은 물건들이 잔뜩 있었다. 특히 일본풍의 지갑, 가방, 옷들은 한 두개쯤 장만하고 싶었는데...가격도 그럭저럭..세일하는 물건도 제법 있어서 한국과 별 차이도 안났는데....그놈의 짐이 부담스러워서...앞으로 며칠동안 더 일본을 돌아다녀야 하므로...마지막날 후쿠오카에서 쇼핑을 하기로 하고 구경만했는데....이곳에서 쇼핑을 하지 못한게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유후인에만 들러서 천천히 가게들을 구경하면서 쇼핑을 해보고 싶다.

유후인의 식당은 들어가기가 겁이 나서....^^;; 뭘 파는진 몰라도 천엔이란다..천엔이면 만사천원..^^;;
가난한 여행자는 근처 편의점 로손에 가서 군것질거리를 샀다...ㅋㅋㅋ



유후인을 한바퀴 둘러보는 관광마차와 영국식 자동차, 인력거가 다니고 있었다. 물론 비싸니까 패스~







엄마사마왈,  " 모델료를 받아야겠어~ 왜 이렇게 찍어대???? " 


유후인의 맛집이라는 유후후 케익가게.....유후후 그냥 지나가고....

여행서에서 본 그 유명한 금상고로케...이건 하나 먹어주지...하나에 백오십엔하는 금상고로케...
 맛은 있었는데 고로케가 너무 작아....비스켓만했음. ^^;;

가부키 포스터인듯. 언제 저런거도 한번 구경해봐야 하는데....

여기도 들어가보지 못해서 아쉽....


드디어 긴린코를 찾았다. 저렇게 집들에 둘러싸여있어서 호수가 잘 보이지 않았다. 워낙 길치라 이 호수가 어디 붙었는지 좀 헤맸는데...길에서 만난 언니한테 긴린코가 어딨냐고 물어봤더니(당근 일본말로)...이 언니 갑자기 당황하면서 저쪽이라고 말하더니(일본말로)...어디더라? 이렇게 한국말이 튀어 나온다.. 엥? 한국인이셧세요?
그러고 보니 길에 돌아다니는 사람 절반은 한국인인듯..ㅋㅋㅋ 

우리 모델이야..맘 놓고 찍어...이러는 듯 꼼짝않고 포즈를 취해주던 긴린코 오리한쌍...오리 맞나?


아쉬움을 남기고 유후인역을 떠나, 벳부로 가는 기차를 탔다. 곧장 가는 기차는 없어서 오이타에 내려서 환승했다. 이제 벳부로 출발~
럭셔리한 유후인 노모리 열차 안....




기차 밖의 풍경...정말이지 기차타면서 일본의 집들을 실컷 본것 같다. 유후인에서 오이타로 가는 쪽의 집들은 좀 화려한 편인데...그 외의 일본 시골주택들은 대부분 회색에 검은 기와지붕일색이었다. 그리고 낡았지만 굉장히 깨끗했다. 매일 청소를 하면서 사는듯...평수도 굉장히 작아보이고 ..귀여운게 장난감 같기도....^^;
영화에서 본대로 정말 집들이 기차길에서 몇미터 근처에 지어져 있어서 놀랬다. 안 위험하나...시끄러워서 원...그 집은 애들이 많으려나? ㅋㅋ
 

드디어 벳부역 도착...


저 할아버지는 왜 저런 포즈를 하고 있는 건지???


벳부의 그 유명한 지옥을 방문하기 위해, 벳부역 서쪽 출구로 나와서 바로 저곳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우미지옥앞까지 320엔. 벳부역도 여기저기 한국말 안내판이 있었다. 어디가든, 항상 일본어(한문)와 영어와 한글 안내판이 있었다.
드디어 버스를 타고 내린곳은 우미지고쿠 마에 정류장...내리자 마자 산속에서 여기저기 연기가 피어오른다.


우미지옥안으로 입장료 400엔을 내고 들어가보니, 커다란 연잎이 떠있다. 지름이 1미터는 넘을듯. 저 위에 애들을 올려놓고 사진을 찍는 모양이다.


이곳이 바로 우미지고쿠(바다지옥)이다. 환상적인 초록빛깔....계란을 삶고 있는 중...온천계란을 먹어보니, 희안하게 노른자가 먼저 익고 흰자는 덜익어서 연두부처럼 흐물흐물했다. 한 꾸러미에 350엔. 맛있더라. 냠냠...

이제 다음은 오니이시보즈지고쿠로로 가본다.
역한 냄새가 났다. 회반죽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 같다. 이런게 땅속에서 뿜어져 나온단 말이지..거참 신기하다...

이밖에도 여러가지 지옥이 있지만, 미야자키로 가기 위해 지옥구경은 이걸로 마치고 택시를 잡았다. 비도 주룩주룩 내리고, 기차시간도 걱정되고, 버스타기도 귀찮아서....택시를 타고 벳부역까지 20분...벳부시내를 느긋하게 구경했다. 택시비가 1,880엔 나왔다. 한화로 이만칠천원은 될듯. 정말 살인적인 교통비... ㅜㅜ
엄마사마왈, " 얘, 그래도 이런 지옥이면 갈 만 하겠다아~ "


이제 다음은 미야자키로 향한다. 중간에 정차하는 역에서 찍은 컷. 여학생들이 한무리 어딘가 놀러가는 듯.
3시간반이나 걸려서 드디어 미야자키역에 도착하니 저녁 8시반...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배가고파 식당을 찾았지만, 전부 문을 닫아버렸다. 왜 이렇게 문을 빨리 닫는건지 원....역 주변을 헤매다가 겨우 라면집을 발견.....주린배를 채웠다.


메뉴판에는 무카시(엣날)라면이라고 되있었음. 750엔이었던가?  엄마사마는, 일본음식엔 통 취미가 없으신듯, 대체 왜 국물에 돼지고기를 빠뜨렸냐며 투덜투덜.....느끼하시단다....난 그럭저럭 냠냠....

내일은 아침일찍 미야자키에서 살고 있는 지인이 호텔로 찾아오기로 되어 있다. 블로그에서 댓글 주고받으면서 알게된지 1년...이렇게도 인연을 만들어서 일본의 멀디 먼 동네까지 오게 되는구나. 내일 미야자키 구경은 그분의 승용차로 하게 될것이니, 이제 배낭메고 길물어보러 다니던 고생스런 여행은 오늘로 끝이다.
후쿠오카에서 미야자키는 서울과 부산만큼 멀리 떨어진 곳이니 웬만한 여행객들은 잘 오지 않는 미야자키에서 맞이하는 세번째 밤....내일 만나게 될 일본인 가족과의 만남에 설렌 마음을 안고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