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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우산에 관한 트라우마 ㅡㅡ;


시원스럽게 소나기가 퍼붓는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우산을 쓰고 식당에 갔는데
가게 아줌마가 우산을 가게문앞에 있는 꽂이에 꽂으란다. 바닥에 물이 흐르기 때문이라고...
내 자리까지 가져가고 싶었지만 어쩔수없이 우산꽂이에 꽂고서 밥을 먹었다.
그러고는 힐끗힐끗 내 우산을 쳐다봤다.
내 우산이 제자리에 잘 있는지...없어지지는 않았는지...ㅡㅡ;
신경을 안쓰고 싶어도 자꾸 우산꽂이에 신경이 쓰인다.

내가 우산을 꽂이에 꽂기 싫어하는 이유는 하나다.
예전에 누가 선물해준 아주 좋은 새 우산을 식당에서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무지 맘에 들었는데다가 포장을 뜯고 방금 쓰고 나온거라 나는 엄청 화가 나서 
주인에게 화를 냈지만 대신 쓰고 가라며 내 손에 쥐어진 우산은 무척 허름한 싸구려 우산이었다. ㅜㅜ
그리고 나서 며칠 후 동네 슈퍼에서도 또 우산을 잃어버렸다.
가게 문에 있던 꽂이에 꽂았더니 또 없어진 거였다.
자기 것이랑 헷갈려서 가져갔을수도 있겠지만 대체 왜 남의 우산을 가져가는 걸까 ㅡㅡ
그 우산도 가볍고 튼튼해 무척 아끼던 거였는데...
맘에 들었던 물건을 잃어버려서였는지 그때 기분나빴던 그 기억이 지워지질않는다.
그렇게 연이어 두번씩이나 우산을 잃어버리고 나니
어디 가든지 우산을 꼭 내 옆에 두는 버릇이 생겼다.
비오는 날 슈퍼에 들렸을때도 은행에 들렸을때도
절대 우산꽂이에 우산을 넣지 않는다. ㅡㅡ;

우연히 인터넷 검색중 일본에서 생활한다는 분의 블로그를 가보니 재미있는 얘기가 있었다.
일본에선 우산을 현관이 아니라 대문 바깥에다 걸어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같으면 쓰레기 말고는 좀처럼 뭔가를 바깥에 내놓는일은 없는데...
예전에 어떤 이웃이 실수로 대문 바깥에 비싼 신발을 놔뒀다가
금새 누가 가져가는 바람에 엄청 난리를 치던걸 본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바깥에 내놓으면 누구든 가져가도 괸찬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게 보통이다.
그런데 그 나라에선 그렇게 밖에 내다놔도 좀처럼 없어지는 일은 없는 모양이다.
공공장소의 우산꽂이에 꽂아놔도 누가 가져가는 일도 아마 없을것 같다.

동네 식당이고 사람도 별로 없어 오늘은 우산꽂이에 그냥 꽂았지만
밥을 먹으면서 힐끔힐끔 내 우산을 감시하고 있는 꼴이라니......
오늘 쓰고 온 저 우산도 좀 예쁘고 좋은 물건이라 안심이 안된다.
아놔.
다른 사람들은 이런 경우가 없을까???
이런것까지 신경쓰면서 살아야 하다니.....피곤하다. ㅜㅜ



누가 안 훔쳐가? 일본, 우산이 집 밖에 걸려있는 이유
http://dogguli.net/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