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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을 치다

제부도


제부도에 다녀왔다.
성남 모란 시장앞에서 직행을 타니 50분만에 수원에 도착...수원역에서 다시 제부도행 직행을 타면 마을입구까지 1시간...성남에서 2시간이면 조용한 바다를 볼 수 있었다. 

제부도입구에서 다시 마을로 들어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는 물길이 갈라진 도로를 달린다.
양 옆엔 갈라진 바다가 펼쳐졌고 도로는 금방 물길이 열려서 온통 젖어있었다. 
버스는 온통 먼지투성이였고 버스안을 가득 메운 승객은 모두 한 짐을 짊어진채 신이나서 더들어 대던 고딩들이었다.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아무리 둘러봐도 나이가 들어보이는 사람은 우리뿐...꼭 우리가 인솔교사라도 된 듯...
ㅋㅋ 시끄럽게 떠드는 아이들한테 한마디 하고 싶었지만 꾹 참고..^^;;  
버스에서 내리니 제부도 해안이 펼쳐진다.


저녁무렵에 도착했던 지라 바로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그러나 구름속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해..ㅜㅜ





이윽고 해는 지고....저 멀리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뿜어져나온다. 저기가  어디쯤일까? 안산공단?
바다에서 공장을 보니 웬지 공상과학만화 코난에 나오는 인더스트리아가 생각난다.....ㅋㅋㅋ


가로등불이 켜있는 산책로가 제법 운치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쌍쌍이 걸어간다. 그러고 보니 여긴 수도권 커플들의 대표적인 데이트 코스로구나. 나는 이 나이를 먹어서야 처음 여기 오는구나. 그것도 여자들끼리.. ㅋㅋㅋ
바람에 무릎이 시려왔다. 산책로가 제법 길다....
연인과 함께 온 커플들은 추운줄도 모르고 팔짱을 끼고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지나간다.
이 길 끝에는 등대가 있었다.
추운 몸을 녹이러 선술집에 들어갔다. 조개구이와 횟집이 즐비하다.
이런곳에 오면 주량보다 더 술을 많이 먹게 된다. 그런데 바가지가 좀 심한듯.ㅡㅡ;


다음날 아침....밀물에 허옇게 드러난 갯벌과 바위...


제부도 입구...건너편이 제부도 섬이다...길이 열리면 저 도로로 마을 버스가 지나간다.
지금 도로가 물에 잠기고 있는 중이다.
물이 차오르면 도로는 흔적없고 저 가로등들만 바다위에 솟아있겠지...
처음엔 홍해바다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건가?? 라고 무식하게 생각했는데 육지와 가까운 지대가 낮은 섬이 보여준 밀물과 썰물의 조화였다.
처음엔 저 끝의 도로가 선명하게 보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없어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지나왔던 저 도로에 하얀 거품이 일더니 순식간에 사라지는게 보였다. 거참....
한 참 동안을 물이 차오르는 것을 보고 있는데 새삼 자연이라는게 신비롭게 느껴진다.
중앙선이 그려진 곳까지 물이 꽉 들어찬다고 하는데 물이 다 차는것까지는 보지 못하고 돌아왔다. 물이 잠기는 시간이 되면 교통이 전면 통제된다.. 옛날엔 갈라진 길에서 물이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조개를 캐다가 죽은 사람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물이 차오르면 저곳은 바다한가운데가 되므로 그 물길의 위력이 엄청나다고...

나중에 다시 오게 되면 저 길을 걸어서 가봐야겠다...
그때가 되면 다시 느끼겠지. 아...그래 난 빙글빙글 도는 둥근 지구별에 살고 있구나...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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